- 환율 변동 위험성 대응 위한 방안 모색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한국 정부가 최근 미국과의 통상 및 무역 협상에서 '무제한 한미 통화 스와프' 카드를 제시했다. 이는 외환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4일 대통령실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최근 미국에 무제한 통화 스와프 체결을 제안했다. 통화 스와프는 자국의 화폐를 상대국에 맡긴 뒤 미리 정한 환율로 상대국의 통화를 빌려오는 일종의 '국가 간 마이너스 통장'이다.
양국은 지난 7월 미국이 한국에 부과키로 한 25%의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세부 협상 과정에서 미국은 현금 직접 투자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에 따를 경우 거액의 달러화가 국내에서 빠져나가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현재 4,163억 달러 수준이다.
만약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체결된다면, 환율 급변 등 시장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 한미 양측이 서로 조건을 변경해가며 협상 중이어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일본은 기축통화국이고 외환보유고도 우리나라의 세 배에 달한다. 또한, 미국과 무제한 통화 스와프가 체결돼 있다"며 협상 여건을 개선하려면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통화 스와프 체결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의 직접 투자 압박에 대응한 협상 카드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서 총 두 번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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