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용차 의혹엔 인사 강행, 이해충돌 의혹까지… 인사 공정성 논란 확산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의 한복판에서 의회의 견제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한 권력형 행정의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인사 결정이 이어지며, 강북구 행정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강북구를 ‘여성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해 여성 후보를 우선 배려했다. 그 결과 최선 전 시의원과 경선을 치른 이순희 후보가 승리해 현재 강북구청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후 강북구청의 공직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발단은 강북구의회 조윤섭 의원이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관용차 운영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4차례 걸쳐 추석 연휴 기간 구청 정문 CCTV 영상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구하면서다.
조 의원이 요구한 해당 자료는 끝내 제출되지 않았고, “보관 기간 경과로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제출을 약속했던 자료가 사라진 경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은 없었다.
이로 인해 의회 일각에서는 “제출 지연 과정에서 핵심 자료가 소멸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의회의 자료 요구가 행정 편의에 따라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관용차 운행일지 누락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직원이 5급 승진 내정자 명단에 포함됐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장 역시 4급 승진 내정자로 거론되면서 인사 공정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책임 규명보다 인사가 먼저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초선 구청장 체제에서 권력 카르텔이 형성되며, 줄서기식 인사와 비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상시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또 다른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우이동 계곡 인근 숲속 부지에 2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해당 건물에 교회가 입주할 예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언론은 우이동 216-8번지에 이순희 강북구청장의 배우자가 목사로 재직 중인 예닮장로교회가 ‘새로운 우이동 시대’를 알리는 조감도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교회 측이 11월 11일 35주년 기념행사를 앞세워 ‘우이동 시대’ 출범을 기정사실화하는 홍보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지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허가된 자연녹지지역에 종교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지를 두고, 행정감사에서 법적 해석 논란도 불거졌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이순희 구청장에게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의혹 해소를 위한 질의서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은 없는 상태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에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다.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는 노무현 정신에 비춰볼 때, 의회의 정당한 요구가 무력화된 이번 사태는 결코 가볍지 않다. 공정한 과정이 결여된 인사는 노무현 정신과 가장 거리가 먼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노무현 정신은 권력을 정당화하는 구호가 아니라, 권력을 스스로 절제하라는 요구였다. 지금 제기되는 인사 논란과 행정 운영 방식에 대해 이순희 구청장이 보다 분명한 설명과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정성의 기준이 흔들릴 경우, 그 파장은 공직 사회 전반에 잘못된 신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강북구의회 조윤섭 의원은 이순희 구청장을 향해 ▲관용차 관리 부실 의혹에 대한 공식 입장 표명 ▲문제 인사에 대한 철회 및 전면 재검토 ▲구민과 구의회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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