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가치를 지킬 것인가? 정당에게도 그 책임은 동일하게 적용"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다시 정국의 중심에 섰다. 하와이로 날아간 김대식 국민의힘 선대위 대회협력본부장은 "파란 넥타이는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의 상징"이라며 민주당 지원설을 차단했다.
국민은 색을 요구하지 않는다. 일관성과 책임을 요구한다. 한때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그가 자신의 색을 파랑과 빨강 사이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못해 위험하다.
하룻밤 사이에 자신의 SNS 프로필과 커버 사진을 더불어민주당을 연상시키는 파란색 정장에 파란 넥타이 차림으로 정치권을 술렁이게 하더니 또다시 빨강 넥타이를 동여매는 사진으로 교체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이러한 행보는 단순한 이미지 교체가 아니라, 정치적 메시지다. ‘보수의 직설가’를 자처하던 정치인이 이제는 색깔 정치마저 도구화하는 모습은 유감스럽다. 정치인은 유권자의 신뢰로 존재한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국민 앞에서 선언한 정계 은퇴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고, 당과 이념을 오가는 듯한 ‘간보기 정치’로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정치란 결국, 책임과 일관성이다. 지지율과 관심을 얻기 위한 행보가 반복된다면, 그 정치인의 언행은 국민에게 진정성을 잃고 의심의 대상이 될 뿐이다. 더구나, 국민의힘은 이처럼 명확한 입장을 피하며 정치적 모호함을 키우는 인물을 다시 불러들이려 하고 있다. 공당으로서의 정체성과 원칙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 정치는 이제 ‘쇼’가 아니라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어느 진영에 설 것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를 지킬 것인가이다. 홍준표 전 시장에게도, 그리고 그를 다시 정치에 복귀시키려는 정당에게도 그 책임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정치인의 행보 하나하나가 민주주의를 밝히는 등불이 될 수도, 흐리는 그림자가 될 수도 있다. 지금의 모습은 명백히 후자에 가깝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