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제45주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5·18 전야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렸다. 어둠이 깔린 거리 위, 촛불처럼 빛나는 수많은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가수 이은미가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은 또 한 번 광주의 밤을 뜨겁게 울렸다.
“앞서서 가나니 산 자여 따르라.”
이 가사 한 줄은 단지 노랫말이 아니었다.
그날, 1980년 5월의 피로 쓴 외침이었고, 지금 이 땅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간절한 명령이다.
5·18은 단순한 지역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피 흘리며 뿌리내렸는지 보여주는 역사 그 자체다. 시민들이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고, 총칼에 쓰러졌으며, 그 누구도 기억하지 않던 시간 동안 유족과 생존자들은 고통 속에서도 ‘광주의 진실을 밝히라’는 외침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로 45년. 그 숭고한 희생의 정신을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여전히 5·18을 왜곡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혐오와 분열의 언어는 역사를 흔들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침묵하지 않는다. 살아남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며, 그 누군가의 피 위에 세워졌다는 사실을.
‘임을 위한 행진곡’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노래다. 매년 5월, 광주 금남로에서 울려 퍼지는 이 노래는 산 자들에게 묻는다.
“너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다시 외친다.
“앞서서 가니, 산 자여 따르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뒤를 따르는 결심이다. 4.19 혁명, 부마항쟁,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더 정의롭고, 더 평등한 나라를 향한 ‘행진’은 계속되어야 한다.
미완의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지금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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