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구 내 유권자 수 2배 차에도 의원 수는 오히려 적은 불합리 초래
[세계뉴스 = 윤소라 기자] 지방선거를 불과 36일 앞둔 시점에서야 서울 자치구 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 정수를 정하는 조례가 통과된 데 대해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이 “국회의 늑장·졸속 입법이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최 의장은 28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자치구 의원 선거구와 선거구별 정수 의원에 관한 조례’가 처리된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대한민국 국회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제때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연 책임을 국회에 돌렸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 획정 법정 처리 시한은 지난해 12월 3일이었지만, 국회는 이를 넘겨 이달 18일에서야 개정안을 가결했다.
그는 “처리 과정에서 국민들 앞에 의견을 구하는 그 흔한 공청회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대표를 제대로 알고 뽑아야 하는 주권자들의 권리, 주민의 대표가 되어 일하겠다는 후보자들의 권리는 철저히 무시됐다”고 지적했다. 선거를 앞둔 유권자와 예비후보자 모두가 충분한 정보와 준비 기간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최 의장은 국회의 뒤늦은 추가 개정도 도마에 올렸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이날 오전, 불과 열흘 전 개정한 공직선거법을 다시 손질한 것을 두고 “늦더라도 제대로라도 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인천광역시에서 자치구가 변경된 것과 인구 증가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졸속으로 만든 법안에 대한 법적 문제가 제기되고 반대 여론이 크게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서울 강동구 사례는 ‘표의 등가성’ 훼손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최 의장에 따르면 국회가 개정한 공직선거법을 적용하면 강동구의 한 선거구는 주민이 3만5천 명에 구의원 3명을 선출하는 반면, 같은 강동구 내 다른 선거구는 주민이 7만4천 명으로 2배 이상 많지만 선출 의원은 오히려 한 명 적은 2명에 그친다. 그는 이를 두고 “표의 등가성을 심히 훼손한 불합리”라고 규정했다.
서울시의회가 이러한 불균형을 자체적으로 조정하려 해도 국회가 법 부칙을 통해 선거구 이름 하나하나까지 지정해 지방의회의 손발을 묶어 놓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 의장은 “서울시의회가 해소하고 싶어도 국회가 손을 쓸 수 없게 해놓았다”며 “지방자치를 무시한 독단을 일삼으면서 일은 엉망으로 해놓은 것이 현 대한민국 국회의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특히 “국회가 민심의 현장에서 한 표라도 더 호응을 받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후보들의 마음을 단 한 번이라도 헤아렸다면 이렇게 늦게, 이렇게 졸속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는 없다”며 국회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어 “국회는 서울 시민, 특히 강동구민에 대해 응당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의장은 향후 제도 개선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대표를 선출하는 주민들의 소중한 권리가 철저히 보장되고, 게임의 룰이 중간에 바뀌어 후보들이 고통을 받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지방의회가 결정할 일을 국회가 지나치게 간섭해 자치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회는 지방의회와 논의하여 제도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조례 통과로 법정 시한을 한참 넘긴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했지만, 선거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서야 선거구와 정수가 확정되면서 유권자 혼란과 후보자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막판 선거구 조정’ 관행을 끊기 위한 국회와 지방의회의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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