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 청문회장에 들어서고 있는 이준석 선장. © 세계뉴스 |
[세계뉴스] 오진규 기자 = 이준석 세월호 선장이 세월호 2차 청문회에서 "퇴선 조치 방송을 하라고 지시했다"며 검찰 조사 당시와는 다른 진술을 했다.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2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최대 관심 인물인 이준석 선장은 오전 10시쯤 다른 증인들과 함께 청문회장에 들어섰다. 이 선장은 모자와 안경,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인 채 증인석에 앉았다.
이준석 선장이 등장하자 방청석에선 "마스크 벗어라", "모자 벗어라"는 외침이 터졌다.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이 장내 정숙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이준석 선장은 청문회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며, 간혹 고개를 갸우뚱거리기도 했다.
이준석 선장은 오후4시30분 제3세션에 가서야 증인석에 섰다. 이준석 선장은 사고 당시 퇴선 조치 상황을 묻는 질문에 "탈출하기 전에 김영호 2등 항해사에게 퇴선 안내방송을 하라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 대답이 끝나자 방청석에서는 "거짓말 하지마라", "퇴선이 아니라 대기하라고 방송했다"라는 외침이 터졌다.
앞서 이 선장은 2014년 검찰 조사에서는 퇴선 안내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를 추궁하자 "당시에는 반성의 의미로 ('퇴선 명령을 내렸다'는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청문회에는 이준석 선장을 비롯해 강원식 1등 항해사와 김영호 2등 항해사, 조준기 조타수 등 당시 세월호 선원이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다. 박한결 3등 항해사와 박기호 기관장은 건강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불참했다.
오전 제1세션에서는 참사 당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과 누락된 기록에 대한 추궁이 잇따랐다. 권영빈 특조위 신문위원은 "AIS에서 발신된 기록 중 누락된 부분들이 있다"며 원인에 대해 캐물었다. 또 "세월호가 단 1초 동안 14도 움직였다"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준 해양수산부 주무관과 조기정 GMT연구소장은 세월호가 급격하게 방향을 바꾼 것에 대해 "기록의 오차가 있는 것 같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방청객들은 "니가 전문가냐", '똑바로 말해"라며 고성이 나왔다.
오후부터 진행된 제2세션에서 특조위는 강원식 1등 항해사와 조준기 조타수 등에게 선체 결함과 이상 징후,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강원식 항해사는 "1등 항해사로서 역할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1등 항해사였다"고 대답해, 방청객으로 부터 "성의없다"는 야유를 받았다. 크게 한숨을 쉬거나 답답한 듯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청객도 있었다.
이어지는 질문에도 강 항해사는 계속해서 명확한 답을 내리지 못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고, 방청석에서는 여러 차례 탄식이 터졌다.
청문회가 후반부로 흐르면서 답답함을 토로하는 방청객이 나왔다. 한 방청객은 크게 발을 구르거나 낮게 욕설을 뱉기도 했다. 선원들을 향해 "원래 그렇게 거짓말을 잘 하느냐", "혼자만 살겠다고 그런 것 아니냐"며 소리치는 방청객도 있었다.
이번 세월호 참사 2차 청문회는 29일까지 이틀동안 진행된다. 29일에는 '선박 도입과 운영 과정 문제점'을 소주제로 청문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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