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본인이 스스로 언급한 '세번의 고비' 가운데 '첫 번째 고비'(전당대회 승리)를 넘어 '두 번째 고비'에 봉착, 벼랑 끝에 섰지만 선거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당 일각에서 불거질 수 있는 사퇴론 등 거취논란을 사전에 차단,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도 읽혀진다.
이날 오전 국회 고위정책회의에서 문 대표는 "분노한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스럽다. 제가 부족했다"면서 "선거 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입장표명 후에는 일문일답 없이 자리를 떴다. 또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개별 취재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대표 취임 2개월 여만에 최대 난관에 부딪힌 문 대표가 위기 탈출을 위해 꺼내든 키워드는 '개혁과 통합'이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돌출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압승을 거둬낸 새누리당과 '제1야당 심판론'을 내세워 야권쇄신을 외치고 있는 천정배(광주 서을) 의원 사이의 틈바구니에서 뼈를 깎는 개혁과 혁신 없이는 제1야당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텃밭 붕괴로 귀결된 이번 재보선 결과에서 보듯, 야권 분열 구도로는 총선 승리 뿐 아니라 정권교체도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통합은 문 대표가 반드시 이뤄내야 할 중대 과제이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결과가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며 '불법 정치·대선자금' 및 '세월호 참사' 문제 등을 고리로 한 대여 전면전을 선포했다.
안으로는 '개혁·통합', 밖으로는 '대여강공' 모드를 통해 극심한 혼란에 빠진 내부를 추스르며 전열을 재정비하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문 대표의 정면돌파 승부수는 현 상태에서 조기사퇴할 경우 당이 마땅한 대안 없이 더 큰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패장'이 된 문 대표가 물러난다면 대권가도에 제동이 걸릴 뿐 아니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친노 진영의 미래도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심판론’에 여권이 반격카드로 꺼내든 '사면 특혜의혹'에 대한 미숙한 대응 논란이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선거전략 등에 대한 반성 없는 대여 전면전 선포가 다소 울림없는 메아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 대표가 당밖의 '호남 신당론' 등으로 원심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개혁과 통합의 드라이브가 탄력을 받을지도 미지수라는 회의론도 있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