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M. 하늘을 나는 택시, 정부는 2020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관 협의체인 'UAM Team Korea'를 구성했다. 로드맵은 준비기(2020~2024년)를 거쳐 초기 상용화(2025~2029년), 성장기(2030~2035년), 성숙기(2035년 이후) 등 단계별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영화 속 미래로만 여겨졌던 '하늘을 나는 택시'가 현실에 한 걸음씩 다가오고 있다. 전기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를 활용한 도심항공교통(UAM)이 세계 항공산업의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중국, 유럽은 물론 우리나라도 상용화를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술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안전성과 인증,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상용화는 단순히 비행체를 개발하는 것을 넘어 항공안전 인증, 교통관리체계, 버티포트(이착륙장), 배터리 기술, 소음 저감 등 복합적인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헬리콥터와 무엇이 다른가
UAM의 핵심 기체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은 전기모터를 이용해 수직 이착륙하는 항공기다.
기존 헬리콥터가 하나 또는 두 개의 대형 회전날개(로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eVTOL은 여러 개의 소형 프로펠러를 분산 배치하는 '분산 전기추진(Distributed Electric Propulsion)' 방식을 적용한다.
이 때문에 소음이 상대적으로 낮고, 일부 추진기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추진기로 비행을 유지할 수 있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기모터 특성상 엔진 진동과 유지비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탄소배출이 적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와 비행거리, 충전시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FAA와 미국 회계감사원(GAO)도 배터리 성능과 인증, 충전 인프라 구축을 상용화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비행…미국은 인증 경쟁
세계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가장 앞서 있다. 중국은 eVTOL 개발기업 이항(EHang)이 자율비행 기반 기체를 개발해 실제 시범 운항과 관광 비행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지원도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조비(Joby Aviation)와 아처(Archer Aviation)가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조비는 FAA(미국 연방항공청)의 형식인증(Type Certification) 절차를 진행 중이며, 시험비행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6년 첫 상업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처 역시 '미드나이트(Midnight)' 기체를 중심으로 미국과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항공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용 운항이 시작되더라도 초기에는 제한된 노선과 조종사가 탑승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한국도 2020년부터 국가 프로젝트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늦게 출발했지만 정부 주도로 체계적인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관 협의체인 'UAM Team Korea'를 구성했다.
로드맵은 준비기(2020~2024년)를 거쳐 초기 상용화(2025~2029년), 성장기(2030~2035년), 성숙기(2035년 이후) 등 단계별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초기에는 조종사가 탑승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원격조종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자율비행 체계까지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OPPAV
국내 기술의 중심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있다. 항우연은 약 20년에 걸쳐 축적한 항공기 비행제어와 무인기 기술을 기반으로 OPPAV(Optionally Piloted Personal Air Vehicle)를 개발했다.
OPPAV는 필요에 따라 사람이 직접 조종하거나 무인으로도 운용할 수 있는 미래형 개인항공기다.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부터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며, 항우연은 비행제어와 안전성, 인증기술 개발을 담당했다.
특히 분산전기추진, 복합소재, 비행제어시스템, 안전성 검증 기술은 향후 국내 eVTOL 산업의 핵심 기반기술로 평가받는다.
넘어야 할 산은 '안전'
전문가들은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증과 안전성을 꼽는다. 기존 항공기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하며, 수많은 eVTOL이 동시에 도심 상공을 비행할 경우 새로운 항공교통관리체계(UATM)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도심 소음, 주민 수용성, 버티포트 건설, 충전 인프라, 보험과 운임체계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FAA 역시 국제 공동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은 AAM(Advanced Air Mobility) 인증기준을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택시처럼 이용"까지는 시간 필요
업계는 제한적인 노선에서의 상용 서비스는 이미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반 시민이 앱으로 호출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하늘 택시' 시대까지는 기체 가격 하락과 안전 인증, 교통관리체계 구축, 사회적 신뢰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결국 UAM은 단순한 항공기 개발 경쟁이 아니라 도시 교통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국가 간 미래산업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K-UAM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OPPAV를 기반으로 미래 항공 모빌리티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 경쟁력을 축적하고 있다.
상용화 시점은 아직 단정하기 어렵지만, '하늘을 나는 택시'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을 향해 착실히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