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임수송·환승 할인 등 공익서비스 비용 5년 새 70% 급증 현실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운임 인상과 각종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승객이 지불하는 운임으로는 수송 원가의 절반 정도만 충당되는 구조적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지하철 1~8호선에서 승객 1명을 수송하는 데 드는 비용은 1,817원이었지만 실제로 받은 평균 운임은 1,036원에 그쳤다. 승객 1명당 781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공사가 실시한 2025년 원가 분석 결과, 수송 원가 대비 평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원가보전율은 57.0%로 집계됐다. 승객이 내는 요금으로 회수되는 금액이 전체 수송 비용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로 보면 승객 1명당 수송 원가 1,817원에는 인건비, 감가상각비, 전기료 등이 포함돼 있다. 노선별 수송 원가는 2호선이 1,374원으로 가장 낮았고, 6호선이 2,343원으로 가장 높았다. 노선별 수송 효율과 운행 여건에 따라 비용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 1명당 평균 운임은 지난해 요금 150원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38원 오른 1,036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원가보전율도 전년 대비 3.1%포인트 소폭 개선됐지만, 공사는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서울교통공사의 원가보전율 추이를 보면 ▲2021년 50.2% ▲2022년 53.3% ▲2023년 54.7% ▲2024년 53.9% 등으로, 오르내림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50%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운임 수입만으로는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공사는 원가를 100% 보전받기 위해 필요한 적정 기본운임을 2,591원(운수수익 기준)으로 산정했다. 현재 기본운임 1,550원에서 1,041원을 추가 인상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인상 폭이어서, 운임 조정만으로는 재정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난다.
서울교통공사는 그간 운영 경비 절감, 보유 부동산 매각, 투자사업 재조정 등 다양한 자구노력을 통해 비용 감축에 나서왔다. 그러나 무임 수송을 비롯한 보편적 복지와 공공서비스 수행에 따른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자체 노력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렀다고 토로한다.
공사가 부담한 공익서비스 비용은 2020년 4,792억 원에서 2025년 8,167억 원으로 5년 사이 약 70% 증가했다. 단기간에 급증한 공익 비용이 재무 구조를 압박하면서, “자구노력으로 절감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것이 공사의 판단이다.
지난해 기준 공익서비스 손실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무임 수송으로, 손실 규모가 4,488억 원에 달했다. 이어 버스 환승 할인에 따른 손실이 2,907억 원, 정기권 등 각종 할인제도가 772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급속한 고령화로 무임 수송 손실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무임수송제가 도입된 1984년 4.1%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고령화율은 2025년 21.2%, 2030년 25.3%, 2040년 34.3%, 2050년 40.1%로 치솟을 것으로 예측된다. 무임 이용 대상자가 크게 늘면서 지하철 재정에 미치는 부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기순손실 및 공익서비스(무임 수송 등) 손실액.
정종엽 서울교통공사 경영지원실장은 “시민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할 때 부족한 재원을 운임 인상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빚을 싣고 달리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법정 무임손실에 대한 정부 지원(PSO·공익서비스 의무보상) 정례화와 구조적인 재정 보전 등 전향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공사는 운임 인상과 비용 절감이라는 기존 해법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제도 개선과 재정 지원 체계 구축 없이는 서울 지하철의 안정적인 운영과 서비스 유지가 어렵다는 점을 거듭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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