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2만 명 유출에 '5천원 쿠폰'? 서울시의 황당한 '시민 신뢰 땡처리'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24 14:33:31
- 꼬리 자르기식 셀프 징계 치우고, 오세훈 시정의 보안 책임 근본부터 재조사하라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민 절반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무려 462만 명이다. 단순한 전산 사고가 아니라, 서울시 공공 보안망이 완전히 해체됐음을 보여주는 대형 참사다. 그러나 사태를 대하는 서울시와 서울시설공단의 태도는 기가 차다 못해 참담하다.
해킹 사실을 알고도 상부 보고를 묵살한 내부 조직 문화, 이를 '경징계' 따위로 뭉개려는 제 식구 감싸기, 그리고 분노한 시민에게 내민 5천 원짜리 따릉이 이용권 한 장. 서울시가 외쳐온 '스마트 도시'의 실체는 시민의 민감한 권리를 단돈 5천 원으로 땡처리하는 뻔뻔한 행정이었는가.
내부 무능 은폐하고 징계는 솜방망이… 시민에게만 엄격한 서울시
사고를 막지 못한 무능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사고를 숨긴 조직의 도덕적 해이다. 경찰 통보가 오고 나서야 해킹을 인지한 것도 모자라, 담당 부서는 상급기관 보고체계마저 깡그리 무시했다. 통신이 끊기고 지휘망이 마비된 군대와 다를 바 없다. 정보 유출은 피싱, 스미싱 등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2차, 3차 범죄의 도화선이다. 그런데도 서울시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담당자 경징계 검토'라니, 과연 제정신인가.
중대한 보고 누락을 한낱 개인의 소소한 과실로 치부한다면,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제 손으로 보안 사고를 보고하겠는가. 이는 조직적인 방조이자 책임 회피다. 시민의 작은 행정 위반에는 칼같이 과태료를 물리면서, 정작 자신들의 대형 보안 참사에는 이토록 관대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5천 원짜리 쿠폰이 실질적 구제책인가
서울시가 피해 구제책이라며 내놓은 5천 원 상당의 이용권은 시민들을 향한 모욕이다. 수백만 명의 이름과 연락처, 이동 동선이 담긴 정보 자산의 가치가 고작 자전거 몇 번 타는 쿠폰 한 장 값이라는 말인가.
시민이 원하는 것은 생색내기용 푼돈 쿠폰이 아니다. 서울시가 이번 사태의 위중함을 얼마나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다. 5천 원짜리 이용권 뒤로 숨는 것은 책임 행정이 아니라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행정 사기'에 가깝다.
'화려한 디지털' 이전에 '투명한 책임'부터 보여라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서울을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화려한 서비스와 디지털 행정의 속도보다 선행되어야 할 기본은 '보안'과 '신뢰'다. 시민이 자신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없다면, 그 어떤 첨단 도시 비전도 모래 위에 쌓은 성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당장 꼬리 자르기식 셀프 감사를 중단하라. 언제, 어떻게, 얼마나 털렸는지, 왜 탐지조차 못 하고 보고마저 늦어졌는지 토씨 하나 빠뜨리지 말고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전면적인 보안 감사를 단행하고, 고의와 과실의 무게에 맞게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법적·행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462만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서울시를 믿었던 462만 명의 신뢰의 무게다. 그 신뢰를 무참히 짓밟아놓고 5천 원짜리 쿠폰으로 퉁치려 든다면, 시민들은 더 이상 서울시의 그 어떤 디지털 정책도 믿지 않을 것이다. 지금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헛된 변명이 아니라, 시스템과 조직의 뼈를 깎는 근본적 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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