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운수 판결 이후 체불임금·지연이자 급증 속 버스 파업 재발 우려 고조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시내버스 통상임금 소송 결과에 따라 최대 1조 원을 웃도는 재정 부담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법원 판결만 기다리는"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선제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서울특별시의회 유주동 의원(더불어민주당·기획경제위원회)은 27일 제399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서울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만큼 통상임금 소송 부담은 결국 서울시 재정, 곧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30일 대법원은 동아운수 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최종 판단했다. 또 수당 재산정 시 실제 근로시간이 아닌 노사가 합의한 '보장시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이 판결은 파기환송됐지만,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 자체는 이미 확정된 상태다.
유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버스 64개 회사 노동자 약 1만7,000명이 여섯 개 법원에 동아운수 사건과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서울서부지법에서 10개 회사 1,793명에 대한 첫 1심 판결 선고가 임박한 상황이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소송 결과에 따라 버스업계가 부담해야 할 금액을 최소 5,266억 원에서 최대 1조 216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2023년 한 해 시내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금으로 지출한 8,915억 원과 맞먹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유 의원은 "이번 파기환송은 수당 계산 방식에 관한 것일 뿐,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이라는 지급 의무의 근거는 이미 확정됐다"며 "지급 여부가 아니라 지급 규모만 남은, 예측하고 준비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노사 양측은 이미 서울시에 각각 대응을 요청한 상태다.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올해 5월과 7월 두 차례 공문을 통해 예산 지원을 요구했고, 서울시를 상대로 한 소송도 예고했다. 노동조합은 통상임금 체불임금 청산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노조 측은 특히 통상임금 법리를 변경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발생한 체불임금에 대해 "지연이자가 매년 약 1억4,000만 원씩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동아운수 사건이 파기환송된 만큼 "확정 판결을 기다려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유 의원은 이 같은 시의 태도가 자칫 또 다른 버스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임금 문제 해결이 늦어져 노사 갈등이 깊어질 경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던 올해 1월 버스 파업이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서울시에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첫째, 판결 시나리오별 소요 재원을 추계하고 단계별 재정 대책을 미리 수립할 것. 둘째, 노사와 서울시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임금체계 개편과 체불임금 청산 방안을 논의할 것. 셋째,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준공영제 개편 논의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시내버스는 하루도 멈출 수 없는 시민의 발"이라며 "법원의 판단만 기다리는 행정이 아니라, 위기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행정으로 시민의 발이 다시 멈춰서는 일이 없도록 서울시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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