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투기 차단 RTI 넘어선 종합 규제 방안 검토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연장·대환 관행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며 다주택 규제의 초점을 ‘신규 취득’에서 ‘기존 보유’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불로소득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보겠다는 취지로,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다주택자 금융 규제 전반에 대한 논쟁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기존 다주택자들에 대한 대출 연장 및 대환 현황과 이에 대한 확실한 규제 방안을 검토할 것을 내각과 비서실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반드시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3일 다주택자 대출 문제를 공개 거론한 데서 한 발 더 나간 조치다. 당시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하겠나”라고 밝히며 제도 정비 필요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자 정치권과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이용한 다주택자보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다주택자의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경우 만기 연장 심사 기준으로 활용되는 이자상환비율(RTI)을 다시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글에서 이런 논의를 의식한 듯 “왜 RTI 규제만 검토하느냐”고 반문했다. 임대사업 다주택자 대출과 관련해 RTI 조정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폭넓은 규제 수단을 검토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단순히 임대소득 대비 이자 상환 능력을 보는 수준을 넘어, 다주택 보유 자체에 대한 금융상 인센티브를 구조적으로 축소하겠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출 연장·대환을 신규 대출과 동일 선상에서 규율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대출 기간 만료 후에 하는 대출 연장이나 대환 대출은 본질적으로 신규 대출과 다르지 않다”며 “그러니 기존 다주택에 대한 대출 연장이나 대환도 신규 다주택 구입에 가하는 규제와 동일해야 공평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그동안 규제 강화 이후에도 기존 대출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연장·대환이 이뤄져 온 관행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시장 충격을 고려한 단계적 시행 가능성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일거에 대출을 완전히 해소하는 게 충격이 너무 크다면 1년 내 50%, 2년 내 100% 해소처럼 최소한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의 자금 구조와 임대 시장에 미칠 파장을 감안해 ‘충격 흡수 장치’를 두되, 방향 자체는 다주택 보유 축소 쪽으로 명확히 설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지시는 기존 다주택자가 신규 다주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이용해 온 구조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단계적으로 바로잡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구체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청와대와 정부가 실제 정책 설계에 착수할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 제도, 다주택자 주담대 규제, 만기 연장·대환 관행 등 부동산 관련 금융 규제가 전방위적으로 손질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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