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화점·주유소 결제 수백건 반복되는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 사용 실태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로 자택 인근 호텔과 식당 등에서 1,400만원가량을 사용하고도 별도의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논란으로 2016년 대국민 사과까지 했던 대한축구협회의 관리 부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따르면, 홍 전 감독은 202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협회 법인카드로 총 3,742만원을 결제했다. 이 가운데 1,406만원은 홍 전 감독 자택이 위치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결제 장소에는 자택 인근 호텔과 정육식당, 해장국집 등 각종 음식점이 포함돼 있다. 어린이날과 현충일, 광복절 등 공휴일에도 분당구 소재 업소에서 수십만원씩 결제한 내역이 다수 포착됐다.
축구협회 업무추진비 지침에 따르면 휴일과 자택 근처, 관할 구역을 벗어난 원거리 지역에서는 법인카드 사용이 제한된다. 부득이하게 사용할 경우 출장 등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갖추거나 별도의 소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럼에도 축구협회는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사용 내역에 대해 소명서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측은 “영수증에 참석자와 인원 등을 기재했고, 월 1회 사용 내역을 점검했다”고 해명했지만, 자체 지침에 규정된 소명 절차는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홍 전 감독의 자택 인근 결제는 법인카드 사용 지침 교육 이후에도 계속됐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5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인카드 사용 교육을 실시했지만, 이후에도 홍 전 감독은 분당구 일대에서만 994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의 법인카드 사용 관행은 특정 인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진 의원실이 2021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축구협회 법인카드 결제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카드사 업종 기준으로 백화점 결제는 218건, 총 2,602만5,980원에 달했다. 주유소 결제는 300건, 5,188만2,527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는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에서 세 차례에 걸쳐 54만6,000원을 결제했다. 홍 전 감독 역시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16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축구협회 지침에는 백화점이나 아동복 등 특정 업종에 대한 법인카드 사용 제한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가 방치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진선미 의원은 “법인카드 사용 기준부터 다른 종목 단체와 같은 수준으로 구체화하고, 공시조차 제대로 못 하는 관리 체계를 전면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약속했던 축구협회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만큼, 보다 엄격한 지침 정비와 투명한 사용 내역 공개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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