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담합·공직부패·고액 체납·중대재해까지 제도 정비·집행 강화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병폐로 지목한 이른바 ‘7대 비정상’에 대한 전면 대응을 선언했다.
마약범죄, 공직부패, 보이스피싱, 부동산 불법행위, 고액·악성 체납, 주가조작, 중대재해를 한 묶음으로 규정하고, 제도 정비와 집행을 동시에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국 사회의 7대 비정상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관련 제도 개선과 엄정 집행에 속도를 내 달라고 지시했다. 단순한 단속 차원을 넘어, 시장 기능과 국가 기능을 왜곡하는 핵심 영역을 동시에 손보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이날 이 대통령이 꼽은 7대 비정상 가운데 부동산 불법행위는 범위가 넓다. 주택 이상 거래, 전세사기, 기획부동산, 농지 불법투기는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집값 담합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경제·산업 전반에 반시장적인 담합 행위가 뿌리 깊게 퍼져 있다”며 부동산 시장을 대표 사례로 언급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인식은 명확하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요 조절과 공급 확대가 필요하지만, 그와 별개로 시장 원리를 훼손하며 가격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불법행위를 뿌리 뽑지 않으면 근본적인 안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호가 담합, 조직적인 전세사기 등은 이미 국민 체감 불안을 키우고 있다.
주가조작 역시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여러 차례 ‘패가망신’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강력 경고해온 전형적인 시장 교란 범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한국 시장에서 주가 조작이나 부정 거래를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정부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인력을 증원하고, 신고 포상금을 대폭 확대하는 등 후속 조치를 내놨고, 이 대통령은 관련 정책이 시행될 때마다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알리며 강경 기조를 부각시켰다.
마약범죄와 보이스피싱은 국경을 넘나드는 초국가 범죄로, 이 대통령이 민생 안전과 직결된 핵심 과제로 관리해온 분야다. 특히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국인이 가담하거나 피해를 입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급증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초국가범죄 대응 관계장관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당시 회의에서 “초국가적 범죄 사건들이 국민 삶을 파괴하고 있고 이를 방치하면 사회적 비용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며 마약, 스캠 등 보이스피싱, 사이버도박을 집중 척결 대상으로 지목했다. 지난 3일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마약 범죄자의 국내 인도를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공직부패는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무너뜨려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으로, 이 대통령이 각별히 문제의식을 드러낸 분야다.
고위공직자 비위에 대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을 수차례 행동으로 보여왔다. 지난해 9월 청탁·특혜 사실이 확인된 비서관을 즉시 면직했고, 12월 5일에는 강형석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부당하게 권한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최근에는 김인호 산림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를 낸 지 하루 만에 면직되는 등 고위직에 대한 무관용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고액·악성 체납 문제도 이번 7대 비정상에 포함됐다. 국세 체납액이 11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납세 능력이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세금 납부를 회피하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국무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에게 국세 체납관리단 규모 확대를 주문하며 “국회 입법 이전이라도 할 수 있는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은 이에 발맞춰 국세외수입까지 국세청이 통합 징수할 수 있도록 준비단을 출범시키고, 체납관리단 500명 선발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조세 정의 회복을 통한 국가 재정 기반 강화가 목표로 제시됐다.
중대재해는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정상화 과제’로 규정한 분야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직을 걸겠다”고 공언할 만큼 정부 핵심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 노동부는 지난해 9월 노동안전(산재)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관련 법안 상당수가 여전히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입법 지연에 대해 여러 차례 답답함을 토로해 왔으며, 이날 회의에서도 “기존에 있는 제도를 철저하게 집행하되 필요하다면 제도 정비에 서둘러야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7대 비정상을 한꺼번에 제시한 것은 단발성 단속이 아닌, 제도 정비와 집행 강화를 병행하는 ‘구조 개혁’ 방향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과 보이스피싱 같은 초국가 범죄부터 부동산·주식 시장의 교란 행위, 공직부패와 조세 회피, 산업현장의 중대재해까지 한국 사회의 신뢰와 안전, 시장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행위들을 동시에 정조준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향후 각 부처별로 세부 이행 계획을 점검하고, 입법 과제가 필요한 사안은 국회와의 협의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이 거듭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만큼, 7대 비정상 정상화를 둘러싼 제도 개편과 단속 강화가 당분간 정부 정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