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차성민 기자]중동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신종 바이러스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20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바레인에 다녀 온 68세 남성 A 씨가 중동 호흡기증후군 메르스에 감염되어 국가지정 격리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 첫 발생한 메르스 환자 A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바레인에 체류하면서 농작물 재배관련 일에 종사하다 5월4일 카타르를 경유해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입국 시 증상은 없었으나 7일 후인 11일에 발열과 기침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A씨는 2~3일 입원하다 퇴원했지만 증상이 악화돼 지난 17일 응급실에 내원, 다시 입원했다.
당국은 A씨가 통상적인 감기 증상으로 여기다 증상이 지속적으로 심해져 병원 측이 19일 검체를 의뢰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검체 의뢰 직후 현재까지 해당 환자의 감염경로와 가족, 의료진 등 접촉자에 대한 역학조사를 시작했으며 가족 중에서 환자를 간병한 부인에게서 경증의 호흡기 증상이 있어 확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역학 조사 결과 잠정적으로 체류기간과 입국과정에서 메르스의 일반적인 감염경로인 낙타 등 동물 접촉력이나 호흡기 유사증상을 갖는 환자의 접촉력은 없었다.
또 최근 체류한 바레인은 환자 발생이 없는 국가이고, 입국 과정에서 경유한 카타르는 최근 2개월간 환자 발생이 없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A 씨는 증상이 호전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당국은 유입이 의심되는 국가에 대해서도 전수 검역을 즉각 시행했다며 사람 간 전파력도 낮아 일반 국민들에게 전파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당국은 추가유입과 국내 추가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단계로 격상하고 중동지역 입국자 전수에 대한 게이트 발열감시를 실시하는 등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국내 첫 환자 발생이 확인된 메르스는 과거에는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감염으로 인한 중증급성호흡기 질환이다.
2~14 일 가량의 잠복기를 발병되면 38℃ 이상의 발열, 기침과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며 폐감염이나 급속한 신장 기능 이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사스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사스보다 치사율은 높고 전염성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최근까지 23개 국가에서 1142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중 465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40.7%나 된다. 이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는 예방용 백신과 치료제(항바이러스제)가 개발되지 않아, 낙타 및 낙타 관련 음식과의 접촉을 피하고 손을 자주 씼고 마스크를 쓰는 등 호흡기 감염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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