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철도 운영기관 공동 건의 추진, 공공수송 특성 반영한 합리적 배출권 기준 요구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2026~2030년)부터 배출권 할당량이 기준년도(2022~2024년) 대비 약 15% 줄어들면서 전국 철도 운영기관이 비상에 걸렸다. 특히 서울교통공사는 할당량 부족으로 연간 최대 1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하며, 제도 개선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전국 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철도 부문의 특수성을 반영한 배출권거래제 개선안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공동 건의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이 상충하지 않고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4차 계획기간 동안 서울교통공사에 배정된 배출권 총량은 5년간 2,692,494톤으로, 연평균 538,499톤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공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653,021톤으로 집계됐다. 단순 비교만으로도 연간 약 10만 톤의 배출권이 부족한 셈으로, 배출권 가격 상승까지 감안하면 매년 최대 100억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는 것이 공사의 추산이다.
제4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량.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안’에 따라 수송부문 배출량을 2018년 9,810만 톤에서 2030년 6,100만 톤으로 37.8%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기간별로 배출권 총량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배출권 할당량도 2026년 550,657톤에서 2030년 525,654톤까지 매년 줄어들 예정이다.
문제는 철도가 구조적으로 ‘저탄소 대중교통’임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가 이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철도는 전기를 기반으로 운영돼 직접 연소에 따른 배출은 제한적이고,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Scope 2)이 대부분이다. 국가 전체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에 불과한 반면, 도로 부문은 96.5%에 달한다.
서울 도시철도는 하루 평균 약 700만 명이 이용하는 대표적 대중교통 수단으로, 도심 내 승용차 이용을 대체해 교통 혼잡 완화와 대기오염 저감에 기여해 왔다. 그럼에도 배출권거래제는 개별 운영기관의 공공성과 교통수요 분산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전력 사용량 중심으로만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는 것이 철도업계의 공통된 불만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은 승용차 이용을 억제함으로써 국가 전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지만, 제도상 그 공로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전력 사용량만 보고 부담을 지우는 구조”라며 “대중교통을 줄여야 할당량을 맞출 수 있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할당량을 맞추기 위해 열차 운행을 감축하거나 역사 내 시설·편의시설 운영을 축소할 경우, 승용차 이용 증가와 역사 혼잡도 심화 등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 이는 교통 서비스 질 저하뿐 아니라, 오히려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배출권 추가 구매에 따른 재정 부담 확대도 큰 걱정거리다. 할당량 부족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배출권 구매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안전 투자와 시설 유지관리 재원까지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 등 외부 비용 요인까지 겹치면서 철도 운영기관의 재정 여건은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전국 철도 운영기관과 함께 배출권거래제 제도 보완을 정부에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건의문에는 ▲철도·도시철도 등 공공수송 특성을 고려한 합리적 할당 기준 마련 ▲간접배출(Scope 2)에 대한 배출권거래제 적용 방식 재검토 등이 담길 예정이다. 간접배출의 경우 전력 생산 단계에서 이미 감축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동일한 부담을 중복 부과하는 것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지하철은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대중교통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며 “친환경 교통수단으로서의 도시철도가 더욱 확대되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할당 기준 마련 등을 위해 관련 기관과 충분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배출권 제도 개선 요구와는 별개로 자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고효율 전동차 도입, 국제표준 ISO50001 기반 에너지경영체계 운영, 열차 운행계획 최적화 등 다양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동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