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호선, 차량 부족·재균열 악재에도 긴급 복구·증차 협의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서울 지하철 혼잡도가 서울교통공사의 지속적인 열차 증회와 운행 간격 조정에 힘입어 관리 기준인 150%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때 ‘지옥철’로 불리던 4호선과 2호선의 최대 혼잡도가 150% 안팎까지 낮아지며 과밀 상태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서울교통공사가 실시한 2025년 4분기 정기 교통량 조사 결과, 2호선과 8호선을 제외한 1~8호선 대부분 구간의 최대 혼잡도가 150% 이하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호선 역시 출근 시간대 사당→방배 구간(08:30~09:00) 최대 혼잡도가 150.4%로, 관리 기준에 근접한 수준을 보였다.
열차 혼잡도는 구간별 30분 단위 평균값으로 산출되는 지표로, 특정 시점에서 승객이 체감하는 혼잡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수치는 혼잡 완화 효과를 뚜렷이 보여준다.
노선별로 보면 1호선은 서울역→시청 상행(08:30~09:00) 95.7%, 서울역→남영 하행(18:00~18:30) 126.3%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3호선은 경복궁→독립문 상행(18:00~18:30) 118.1%, 홍제→무악재 하행(08:00~08:30) 130.8% 수준이다. 5호선은 양평→오목교 상행(18:00~18:30) 113%, 길동→굽은다리 하행(17:30~18:00) 131.3%로 조사됐다. 6호선은 창신→동묘앞 상행(08:00~08:30) 106.6%, 동묘앞→창신 하행(18:30~19:00) 112.9%를 기록했다. 7호선은 철산↔가산디지털단지역 상·하행 출퇴근 시간대 모두 약 141% 수준으로 나타났다.
1~8호선 호선별 최대 혼잡도 현황(25년 4분기 정기 교통량 조사).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4호선이다. 진접선 개통 이후 2022년 최대 혼잡도가 185%를 넘기며 대표적인 과밀 노선으로 지목됐던 4호선은 세 차례에 걸쳐 총 8회 열차를 증회한 결과, 2024년 2분기에는 최대 혼잡도가 135.7%까지 떨어졌다. 2025년 4분기 기준으로도 동대문→동대문역사문화공원 하행(08:30~09:00) 143.6%, 동대문→혜화 상행(18:30~09:00) 131.2% 수준을 유지하며 관리 기준 이내에서 운행되고 있다.
업무지구·대학가·유흥가를 두루 관통하는 2호선 역시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 2022년 최대 172.3%까지 치솟았던 2호선 혼잡도는 네 차례의 증회와 두 차례 운행 조정을 거치며 현재 150.4%(사당→방배, 08:30~09:00)로 떨어졌다. 2025년 1분기에는 최대 혼잡도가 147.4%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서초→방배 내선(18:00~18:30) 구간은 143.3%로 집계됐다.
3·5·7호선도 전 노선에 걸친 증회와 운행 조정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2022년 기준 최대 혼잡도가 154.8%였던 3호선, 140.9%였던 5호선, 160.6%까지 올랐던 7호선은 모두 현재 150% 이하로 관리되고 있다. 3호선은 4회, 5호선은 6회 증회와 1회 운행 조정, 7호선은 4회 증회를 단행했다.
다만 8호선은 차량 사정과 안전 문제로 인한 변수로 한때 관리 기준을 크게 상회했다. 별내선 개통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자 서울교통공사는 열차 운행 조정과 함께 암사발(암사역 출발) 임시열차 2개 편성을 투입해 혼잡도를 관리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정밀안전진단 차량에서 재균열이 발견되면서 해당 차량 운행이 중단됐고, 이 여파로 8호선 가용 차량이 줄어 임시열차를 2편성에서 1편성으로 감축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2025년 4분기 출근 시간대 강동구청→몽촌토성 구간(08:00~08:30) 최대 혼잡도는 159.4%까지 치솟았다. 상행(몽촌토성→강동구청, 18:00~18:30) 구간도 128.7%를 기록하는 등 혼잡이 심화됐다.
공사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7호선 열차 1칸을 활용해 8호선 열차 1칸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긴급 복구를 진행했고, 지난 2월 23일부터 8호선 열차 운행을 정상화했다. 차량 재투입 이후 천호·잠실 등 주요 혼잡역사의 최고 혼잡도는 159.4%에서 141.7%로 17.7%포인트 감소하며 다시 관리 목표치(150% 이하) 수준으로 안정됐다.
그러나 8호선의 혼잡 문제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본계획 수립 당시 예측과 달리 실제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현재 적정 편성 수로 제시되는 32~33편성에 비해 실제 운행 중인 차량은 29편성에 그친다. 만성적인 차량 부족이 상시 혼잡을 부르는 구조인 셈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 경기도, 구리시, 남양주시 등 유관 기관과 8호선 차량 증차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차량 증차 등 다양한 혼잡 완화 방안을 놓고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상적인 출퇴근 시간 관리 외에 대규모 행사 등 특수 상황에 대비한 탄력 운행도 강화하고 있다. 공사는 여의도 불꽃축제, 벚꽃 행사 등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 때마다 열차 혼잡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해 임시열차를 선제 투입해 왔다. 다가오는 BTS 공연의 경우에도 관람객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2·3·5호선에 임시열차 12대를 투입, 총 24회 증회 운행할 계획이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행)은 “열차 증회와 운행 조정 등 지속적인 운영 개선을 통해 지하철 혼잡도를 관리 기준 수준에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혼잡도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맞춰 열차 운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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