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회삿돈은 내 돈'…법인 탈 쓴 사주 일가, '황제 사택'의 민낯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24 16:13:07
- 한강뷰 초고가 아파트부터 100억 콘도·해외 유학비까지…탈세 창구 전락
- "비정상의 정상화" 칼 뽑은 국세청…법인자산 사유화 관행 뿌리 뽑힐까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법인 명의로 보유한 고가 주택 상당수가 회사 업무가 아닌 사주 일가의 거주나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국세청 전수 점검에서 드러났다.
국세청이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인 고가 법인주택 2,639채를 전수 점검한 결과, 임대용이나 직원 기숙사 등 정상적인 업무 목적을 제외한 1,097채가 사주 일가의 거주 또는 사적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점검 대상의 41.6%로, 10채 가운데 4채 이상이 사실상 사적 용도로 이용된 셈이다.
점검 대상 주택의 평균 공시가격은 20억 원을 웃돌았으며, 공시가격 30억 원을 넘는 주택은 453채에 달했다. 100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도 12채 포함됐고, 최고가 주택은 공시가격이 2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된 사례에서는 개인이 보유하던 고가 주택을 자신이 지배하는 법인 명의로 이전하거나, 법인 자금으로 강남·용산 등 초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뒤 사주 자녀에게 사택으로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확인됐다.
직원 복리후생을 명목으로 법인 명의의 고급 콘도를 취득한 뒤 실제로는 일반 직원의 이용을 제한하고 사주 일가나 일부 임원 중심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이 같은 법인주택의 사적 사용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세법상 법인 명의 주택을 사주 일가가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탈세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종업원이나 비출자 임원에게 제공하는 사택은 업무 관련 비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반면 출자자인 임원과 그 친족이 사용하는 사택 관련 비용은 사적 비용으로 구분돼 과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세청은 사주 일가의 법인주택 사적 사용을 단순한 고가 주택 이용을 넘어 법인자금 사적 유용과 탈세 가능성을 보여주는 위험 신호로 보고 있다.
법인이 주택 취득·유지 비용을 부담하면서 비용으로 처리할 경우 법인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고, 사주 일가 역시 개인적으로 임차료 등을 부담하지 않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른바 '황제 사택'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관련 세무조사를 예고했다.
국세청은 앞으로 국내 고가 법인주택뿐 아니라 해외 유학 중인 사주 일가 자녀에게 법인 명의 주택을 제공하거나 법인 자금으로 유학비 등을 지원하는 등 법인자금의 사적 유용 여부까지 점검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국세청의 이번 전수 점검이 고가 법인주택을 이용한 사주 일가의 사적 자산 활용과 법인자금 유용 관행에 대한 세무조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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