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성은 속도전, 탈영 의혹엔 미온 대응…안규백 장관 리더십 시험대

탁병훈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18 14:56:45

- 사관학교 통합 추진에 군 안팎 반발 확산…병역 의혹 해소 요구 커지는데 대통령실은 침묵

▲ 안규백 국방부 장관.

[세계뉴스 = 탁병훈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추진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 구상이 군 안팎의 거센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국방부는 '합동성(Jointness) 강화'를 명분으로 국군사관학교 설립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 군의 전문성과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안 장관 본인의 방위병 복무 시절 군무이탈(탈영) 의혹까지 다시 불거지면서 정책 추진의 정당성과 리더십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가 검토 중인 사관학교 통합안은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하나의 국군사관학교 체제로 묶어 생도들에게 공통 교육을 실시한 뒤 군별 전문교육을 진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방부는 미래전 양상 변화와 합동작전 능력 강화를 위해 장교 양성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군 내부 반응은 냉담하다.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예비역 장성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이 확립된 이후 완성되는 개념"이라며 "사관학교 통합은 군별 특성과 전통을 훼손하는 졸속 개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의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합동성은 장교 임관 이후 합동참모교육과 합동군사교육 체계에서 강화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 역시 군별 장교 양성 체계를 유지하면서 별도의 합동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합동성을 이유로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각 군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을 계승하는 상징적 기관이라는 점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검증 없이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안 장관은 최근 자신의 방위병 복무 시절 병적기록을 둘러싼 군무이탈 의혹으로도 정치권의 공세를 받고 있다.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안 장관이 과거 장기간 복무지를 이탈했음에도 이를 부인했고,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답변을 했다는 취지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반면 국방부는 "안 장관은 정상적으로 복무를 마쳤으며 탈영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논란의 핵심인 병적기록부와 관련 자료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국민적 의구심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객관적 자료를 통한 해명보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군의 명예와 기강을 책임지는 국방부 수장이 자신의 병역 논란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은 국방 행정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에서는 "사관학교 통합 문제는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면서 정작 장관 본인의 의혹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책 추진의 명분만큼 정책을 추진하는 주체의 신뢰성 역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침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무위원들에게 공직기강 확립과 책임행정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각종 논란에 대해 공직사회의 엄정한 책임을 주문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안보 분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사관학교 통합이라는 장교 양성체계 개편 논란이 확산되고 있고, 국방부 장관의 병역 의혹까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현재까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물론 개별 의혹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사관학교 통합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군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국방정책이다. 더욱이 이를 추진하는 장관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면 대통령이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통령은 행정가인 동시에 국가 최고 통수권자다. 행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능력과 별개로 국가적 갈등과 논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하고 책임을 묻는 통치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결국 사관학교 통합 논란과 안규백 장관 병역 의혹은 개별 사안이 아니다. 국방개혁의 명분,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공직자의 도덕성, 그리고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한꺼번에 검증받는 문제다.

합동성을 강조하는 국방개혁이 국민적 신뢰 위에서 추진될 것인지, 아니면 절차와 정당성 논란 속에 표류하게 될 것인지는 이제 이재명 정부의 선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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