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서초·송파·용산 초고가 거래가 평균 끌어올려…실제 체감가격과 괴리
- 평균 13억보다 중위값 9억1600만원…서울 집값 양극화가 만든 '평균가격의 착시'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섰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서울 집값이 이미 '10억원 시대'를 넘어섰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시장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6개월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10억원 미만이었고, 15억원 미만 거래까지 합치면 전체의 4분의 3을 넘어섰다.
평균가격 하나만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상당한 '착시'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은 왜 다른가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부터 8월 초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는 모두 3만724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0억원 미만 거래는 2만676건으로 55.5%를 차지했다. 15억원 미만으로 범위를 넓히면 2만8765건으로 77.2%에 달했다.
반면 20억원 이상 거래는 4444건으로 11.9%, 30억원 이상 거래는 1717건으로 4.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중위값은 9억1600만원이었다.
즉 서울에서 실제 아파트를 사고판 거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은 여전히 10억원 안팎 이하의 가격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평균가격을 끌어올리는 초고가 거래
그렇다면 왜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13억원을 넘어섰을까. 서울 주택시장 통계에서 평균가격은 모든 거래 또는 조사 표본의 가격을 산술적으로 계산한 값이기 때문에 고가 아파트 거래가 포함되면 전체 평균도 크게 올라갈 수 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 등 고가 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수십억원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6개월간 30억원 이상 거래의 91.7%가 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노원·도봉·강북 등에서는 10억원 미만 거래가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서울 전체 평균가격만 보면 마치 대부분의 아파트가 13억~20억원에 거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거래 분포를 보면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동북권은 '10억원 시대'와 거리가 있다
서울에서도 지역별 가격 격차는 뚜렷하다. 지난 6월 실거래 자료를 보면 노원구의 평균 거래가격은 약 6억8000만원, 도봉구는 약 6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강북구 역시 약 7억3000만원 수준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강남구 평균 거래가격은 약 30억2000만원, 서초구는 28억8000만원, 송파구는 20억4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이라는 하나의 행정구역 안에서도 평균가격만 놓고 보면 최저권과 최고권 사이에 4~5배에 이르는 격차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울 집값을 이야기할 때 '평균 13억원'이라는 숫자만 제시하는 것은 실수요자의 주거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평균'보다 중요한 것은 중위가격과 거래 분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 평균가격과 함께 중위가격을 봐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평균가격은 일부 초고가 거래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중위가격은 거래가격을 낮은 순서부터 높은 순서로 배열했을 때 가운데 위치한 가격이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 중위값은 9억1600만원이었다. 이는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과 상당한 차이를 보여준다.
다만 중위가격 역시 서울 전체를 하나의 숫자로 묶은 통계인 만큼 지역·면적·연식에 따른 차이까지 보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평균가격, 중위가격, 가격대별 거래 비중, 자치구별 거래가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문제는 집값 양극화
더 큰 문제는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양극화다. 고가 지역에서는 수십억원대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노원·도봉·강북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5억~10억원 안팎의 거래가 주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서울 집값이 단순히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하기보다 어느 지역의 어떤 아파트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서울 평균가격보다 자신이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지역의 가격과 대출 가능액, 소득 대비 주거비 부담이 훨씬 중요한 문제다.
'서울 집값 13억원'이라는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3억원을 넘어선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그러나 그 숫자만으로 서울 전체 아파트가 13억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최근 실제 거래의 55.5%가 10억원 미만이고, 77.2%가 15억원 미만이라는 통계는 서울 주택시장의 또 다른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것은 '평균가격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어떤 가격대의 아파트가 실제로 얼마나 거래되고 있는가'다.
서울 집값이 정말 서민과 중산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전반적으로 상승한 것인지, 아니면 일부 고가 지역의 급등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린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진짜 모습은 평균가격 하나가 아니라 거래가격의 분포와 지역별 격차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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