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 피해를 당한 분들과 구민에 대한 진정한 사과는 없어
- 8~9일 폭우 때 회식, 약 1시간30분 머물다 현장 달려가 해명
[세계뉴스 전승원 기자] 최근 서울신문과 YTN이 회식자리와 폭우 현장 순찰에 이순희 강북구청장의 해명이 석연치 않다는 보도를 내놓자 강북구청은 ‘음성통화시간’ 업무일지를 공개했다.
홈페이지에 팝업을 띄운 강북구청은 이 구청장의 수해 피해지역 순찰의 지난 8월 8~9일 증빙자료로 구청장의 휴대폰 사용 음성통화 시간과 이동경로를 밝히고 있다.
구청이 내놓은 이동경로를 살펴보면, 8일 오후 6시 38분경 ‘대보명가’에서 8시 14분까지 약 1시간 36분을 머물다 이동한 것으로 나온다. 9일에도 오후 7시 34분에 ‘도봉산양고기’ 식당에서 9시 2분까지 약 1시간 28분을 머물다 이동한 것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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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구청이 지난 8월 8일과 9일 구청장 동선으로 휴대전화 음성통화 위치를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워 공개했다. |
강북구청 문제의 본질은 회식 후,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해명이 아니라 당시 집중 폭우로 침수 피해 상황에서 회식을 이틀에 걸쳐 강행했어야 하는 지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이 구청장이 휴대폰 위치추적 동선까지 까면서 대응할게 아니라 피해를 입은 분들과 구민에게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애초에 회식이 없었다면 모를 일이지만, 4년을 강북구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사람이 한 달여 만에 간담회를 우선순위로 한 실수를 변명으로 일변하는 구청장으로서는 낮 뜨거운 일이다.
강북의 한 주민은 “서울이 그 난리 통에 태평하게 회식을 가졌다고 하니 말이 안 나온다”며 “구청장이 된지 얼마나 됐다고 주민들은 걱정이 태산인데 회식자리에 앉아 있으면 어쩌자는 거냐”고 탄식했다.
이 구청장은 술은 전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깃집에서 회식은 술판 그 자체다. 여기에다 업무일지와 법인카드 사용도 논란이다. 시간과 참석 인원이 다르게 업무일지가 관리되었다면 이는 사용자 편의의 거짓 업무일지에 가깝다.
구청장은 당선이후 많은 사람과 접촉하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때 밝힌 소통의 중요성을 실천하는데 이이를 제기할 사람은 없겠지만, 당시 서울에는 300mm가 넘는 집중폭우로 교통은 물론이고 지하주차장이 잠기고 반지하 거주공간이 침수되어 사망자까지 났다. 80년 만에 수도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수해현장의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일선 구청장이 한가하게 그것도 이틀간 회식을 강행한 것이 밝혀져 뭇매를 맞고 있다.
업무일지에는 8일 오후 8시경 우이천을 방문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서는 10분 뒤인 8시 10분 우이천에서 약 1.1km 떨어진 대보명가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해 16만 3000원을 결제했다. 명목은 ‘구 주민참여예산사업 추진 관계자 간담회’ 7명으로 기재했다.
또한 9일 업무일지에는 오후 8시 30분 인수천(우이동 숲속문화마을)을 방문했다고 기록됐지만,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서는 약 20분 뒤인 8시 49분에 차로 20분 거리(약6.5km)의 도봉산양고기에서 41만 9000원을 결제했다. 명목은 ‘인근 자치구 구정교류 관계자 간담회’로 15명이 함께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참석 인원도 불분명하다. 음식점은 그날 비가 많이 와 기억하는데 15명까지 단체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지난 26일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 구청장을 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작성, 업무상배임 등으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시민단체가 고발한 이유는 재난 속에서도 회식을 강행하고 수해현장 관련, 사실이 들통 날 것을 두려워해 거짓말과 허위문서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황현준 언론팀장은 “8~9일 간담회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날 강남·서초 쪽은 비가 엄청와 수해가 났고, 강북 쪽은 많이 오지 않아 음식점에서 중간 중간 보고는 받으시는데 한번 현장에 나오셔야겠습니다. 연락을 받으니까 일찍 파하시고 현장에 가신 거다. (서울신문이) 현장을 안 간 것처럼 (허위기사를) 써 민사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증빙자료를 보면 통화내역에 기지국위치가 뜬다. 현장을 간 건 맞다”고 강조했다.
또한 “(간담회 참석인원수도 거짓이 아니냐는 말에는) 그날그날 현장에 있던 직원이 아니니까 (수첩에) 쓰시고 다시 행정과에 넘기면 처리하는 담당은 영수증을 받아 그날 무슨 행사였다 더라 이렇게 적다보니까 인원에 오류가 생겼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회식자리도 현장도 다 챙겼다는 구청장은 간담회 간 게 무슨 큰 잘 못이냐는 태도지만, 집중 폭우로 우이천과 인수천의 주변 거주민과 반지하 주거민들이 꼬박 밤을 새워야 했을 심정을 헤아려야했다.
또한 구청장 업무추진비 내역에 참석인원수가 다른 이유도 바로잡아야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면 정말 쌈짓돈이 돼버린다. 강북구청장의 2022년 기관운영 업무추진비는 7천8백10만원이다. 구민의 세금을 사용하면서 행정착오의 오류라는 식은 곤란하다.
혹여 김영란법에 맞춰 총액을 30,000원 이하로 나눈, 더하기 빼기가 아닌지 의문이다.
한편 구청장의 현장 일정에는 수행비서가 동행한다. 이때 수행비서가 휴대폰으로 현장사진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휴대폰에 기록된 날짜와 시간을 공개하면 명확하게 밝혀질 일을 복잡하게 몰아가는 구태여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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