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직후 자신의 SNS에 "이제 검사는 수사할 수 없다. 근본적인 변화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혁의 성패는 기존 질서를 바꾸보완수사권 폐지가 국민을 위한 개혁인가는 것 자체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윤택하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 "선의나 기대와 달리 부작용이 나온다면 신속히 보완하고 수정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개혁을 추진하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개혁의 기준을 명분이 아닌 국민의 삶에 두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기준을 이번 형사사법 개혁에 적용해 본다면 정치권은 국민 앞에 답해야 할 질문이 적지 않다.
지난 7월 31일 국회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오는 10월 3일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검사의 수사권은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는 완전히 분리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재편된다. 이는 대한민국 형사사법 역사상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개혁의 규모가 아니라 개혁의 완성도다. 정치는 선거철이면 국민을 "주인"이라 부른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허리를 굽히고 큰절을 올린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국민의 우려를 얼마나 경청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 입법 과정에서도 많은 법조계와 피해자 단체, 야당은 물론 일부 여권 내부에서도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나 부실수사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만큼은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정성호 장관 역시 입법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싸고 당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과정에서 사의까지 표명했던 사실도 공개됐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결국 기존 방침을 밀어붙였다. 국민이 우려하는 목소리보다 정치적 명분이 우선된 것은 아니었는지 되묻게 된다.
검찰개혁은 필요하다. 과거 검찰이 직접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반복해 온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권한 분산과 견제는 민주주의에서 반드시 필요한 원칙이다.
그러나 권력은 한 기관에서 다른 기관으로 이동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민주화되는 것이 아니다. 검찰이라는 하나의 권력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경찰이라는 또 다른 거대한 권력이 충분한 견제장치 없이 비대해진다면, 그것 역시 국민에게는 또 다른 위험이 될 수 있다.
권력은 이름이 아니라 구조로 통제된다. 사법개혁의 목적은 특정 기관을 약화시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데 있어야 한다. 억울한 피해자가 줄어들고, 사건 처리가 신속해지며, 수사의 공정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때 비로소 개혁은 성공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개혁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정치행위가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행위여야 한다. 입법부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은 심판자의 권력이 아니라 대리인의 권한이다. 다수 의석은 입법을 가능하게 하는 힘일 뿐 국민의 우려를 무시할 수 있는 면허증은 아니다.
민주주의는 숫자로 결정하지만, 정당성은 설득으로 완성된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검증, 반복된 토론을 거쳐도 부족할 사법제도를 정치적 속도전으로 처리했다는 비판이 계속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
정성호 장관은 "부작용이 나오면 신속히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험이다.
10월부터 시행될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정의 실현과 피해자 보호라는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는지, 경찰 권한은 적절히 통제되는지, 국민의 권리구제는 오히려 후퇴하지 않는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개혁은 법안을 통과시키는 순간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더 안전해졌다", "더 공정해졌다", "더 억울한 사람이 줄었다"고 체감할 때 비로소 성공이다.
만약 그 반대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그것은 검찰개혁의 실패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개혁을 정치를 위한 개혁으로 바꿔버린 정치권 전체의 책임으로 기록될 것이다.
[저작권자ⓒ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