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8조원대 가상자산 해킹…금융위, 국내 거래소 긴급 점검
차성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1-02 16:09:41
- FBI, 북한 연계 해킹 조직 'TraderTraitor' 배후 지목
- 금융위, 콜드월렛 확대·준비금 추가 적립 주문…출금 제한 규제 완화도 검토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세계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8조 원 규모의 가상자산이 무단 출고되는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을 배후로 지목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를 긴급 소집해 보안체계 점검과 이용자 자산 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는 2일 유영준 디지털금융정책관 주재로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및 주요 가상자산사업자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바이낸스 해킹 사고의 국내 시장 영향과 거래소별 대응체계를 점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29일 핫월렛에서 약 63억 달러(한화 약 8조 원) 상당의 가상자산이 무단 출고됐다고 발표했다. 핫월렛은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전자지갑으로, 입출금이 편리하지만 외부 침해에 노출될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번 사고는 임직원의 업무용 노트북이 침해돼 내부 시스템에 접근했을 가능성과 거래 승인·서명 시스템에 대한 비인가 접근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이낸스는 초기 조사에서 업무용 노트북 침해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이후 추가적인 침해 지점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갑 개인키가 유출됐다는 증거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FBI는 지난달 31일 이번 사고의 배후로 북한 연계 해킹 조직 '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FBI는 공격자들이 탈취한 가상자산을 주로 이더리움(ETH)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탈취 자산의 자금세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와 바이낸스의 발표를 종합하면 사고 관련 자산 가운데 약 30억 달러가 온체인에서 동결됐다. 바이낸스는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회사 자금과 이용자 보호기금 등을 활용해 탈취 자산 전액을 보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국내 거래소의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 접근통제와 핫월렛 출고 승인·서명체계, 관리자 권한 관리 현황 등을 중점 점검했다.
특히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 보유 비중을 높이고 준비금을 추가 적립하도록 당부했다.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는 이용자 예치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다만 법정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업체별 보관 비중을 추가로 높여 보안 수준을 강화하라는 취지다.
이와 함께 거래소별 입출고 상시 모니터링, 보안 대응 인력 확충, 비정상 접근 시도에 대한 신속한 보고와 정보 공유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한 보험 가입 및 준비금 적립 현황도 긴급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해킹 사고 발생 시 거래소의 출금 제한 권한을 둘러싼 제도 개선 논의도 진행됐다. 업계는 현행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자의 입출금을 차단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어 다른 거래소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국내 거래소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선제적 출금 제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입출금 차단을 허용하지만, 다른 거래소의 해킹 사고까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는 상시 감시 시스템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거나 다른 거래소에서 대규모 해킹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출금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제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건의했다. 유권해석이나 비조치 의견서 발급을 통한 제도적 근거 마련도 제안했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문제 제기에 공감하고 관련 규제 완화와 적용 범위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바이낸스 사고와 관련한 국내 거래소별 입출금 현황도 닥사를 통해 보고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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