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맹인독경’…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

정서영 기자

news@segyenews.com | 2017-01-04 10:38:59

서울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는 맹인독경(盲人讀經)의 보전 계기 마련

[세계뉴스] 정서영 기자 = 서울시가 ‘서울맹인독경’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하고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를 보유단체로, 채수옥씨를 보유자로 5일 인정 고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 서울맹인독경

채수옥 보유자 © 세계뉴스

 

맹인들의 독경(讀經)은 옥추경 등과 같은 여러 경문(經文)을 읽으며 복을 빌거나 질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전통신앙 의례이다. 


이러한 독경은 20세기 초반까지 전국에 분포했으나 현재는 급격히 줄어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독경에 종사하는 일부 태사(太師, 맹인세계에서 독경하는 사람을 지칭)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다.


‘서울맹인독경’이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되면서 조선시대 국행기우제 등 국가적 차원의 종교의례는 물론 궁중과 민간에서도 지속적으로 행하여졌던 맹인독경을 다시 알리고 보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된 서울맹인독경의 보존단체는 사단법인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이다.


1971년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는 조선시대 맹인들의 단체 통명청(通明廳)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조선맹인역리대성교(朝鮮盲人易理大成敎)를 계승하고 있는 단체이다.


대한시각장애인역리학회 서울지부는 1978년에 설립되어 서울 성북구 정릉동 506-109 소재 북악당에서 연례적으로 독경행사를 개최하는 등 서울맹인독경을 활발하게 전승해오고 있는 단체로서, 서울특별시무형문화재 제48호 서울맹인독경의 보유단체로 인정받았다.

보유자로 인정받은 채수옥씨는 15세에 독경에 입문하여 각종 경문과 독경의 다양한 의례 등을 학습하고 지금까지 점복과 독경을 생업으로 삼고 있는 전문 독경인이다.

서울맹인독경은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의 맹승(盲僧)들이 단체로 참가하여 국행기우제 등을 지냈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다.


다른 지역은 대체로 혼자서 북이나 장구, 징 등을 치며 독경을 하지만, 서울맹인독경은 당주 1명(작은 종 모양의 경쇠를 치며 독경을 하는 사람)과 고수 1명(3개의 고리가 달린 북을 끈으로 매달아 뉘어 놓고 치며 독경을 하는 사람), 협송인(協誦人, 독경에 함께 참여하는 사람) 등 3명 이상이 참가한다.


또한 충청도와 같은 다른 지역 독경들은 대체로 앉아서만 하는 데 비해 서울맹인독경에는 서서 하는 ‘선경’이 있으며, 당주가 경쇠를 울리며 혼자 하는 방식.당주가 선창을 하며 북을 치던 고수와 협송인이 이를 받아 반복하는 선후창의 방식. 다 함께 경문을 읽는 방식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악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지역의 독경이 대개 4박 장단에 그치지만 10가지 종류의 장단들이 있어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있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여 다양한 무형유산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서울의 4대문 안에는 무당이 살 수 없었고 굿도 도성 밖에서만 했으며승려들의 출입이 금지되었었으나, 맹인들의 독경의례는 17세기 후반까지 국행기우제로 열렸고, 궁중과 양반층, 민간의 대표적인 의례로 이어져 왔다.

정상훈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오랜 역사성과 여러 명이 독경에 참여하여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연행방식과 무형유산적 가치가 있는 서울맹인독경을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8호로 지정함으로써 서울의 무형유산으로 보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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