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또 부결…집권세력 따라 뒤바뀌는 조례 운명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25 16:47:06
- 2024년 국민의힘 폐지안 의결 놓고 서울시교육청 대법원 무효확인 소송 진행 중
- 2012년 제정된 학생인권조례, 차별받지 않을 권리·체벌 금지·두발·복장 등 자기결정권 보장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의회가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싸고 폐지와 재의결, 재의 요구가 반복되는 등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 집권세력의 정책 방향에 따라 유지와 폐지가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정작 정책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학생들의 혼란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의회는 25일 제33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교육감이 재의를 요구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을 다시 심의했다. 표결 결과 재석 의원 118명 가운데 반대 117명, 기권 1명으로 부결됐다. 다만 앞서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폐지조례안을 둘러싼 무효확인 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인 만큼, 학생인권조례의 최종적인 법적 지위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재의안은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에서 가결된 폐지조례안에 대한 서울시교육감의 재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월 5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의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부결과 별개로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법적 다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2024년 폐지 의결…교육청, 대법원에 무효확인 소송
서울시의회는 2024년 4월 국민의힘 주도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의결했다. 조희연 당시 서울시교육감은 재의를 요구했지만, 시의회는 같은 해 6월 25일 재의결을 강행했다. 당시 재석 의원 111명 가운데 찬성 76명, 반대 34명, 기권 1명으로 폐지안이 통과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반발해 2024년 7월 대법원에 폐지조례안 재의결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다.
교육청은 폐지 과정에서 적법한 입법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이 폐지조례안의 추진 과정에 제동을 건 전례도 있었다.
■ 대법원 집행정지 인용…폐지 효력은 일단 정지
대법원은 2024년 7월 23일 서울시교육청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폐지조례안의 효력은 무효확인 소송의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지됐고, 기존 학생인권조례의 효력도 유지됐다.
따라서 서울시의회가 이번에 폐지조례안을 다시 부결한 것은 정치적으로는 폐지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지만, 2024년 폐지 의결의 법적 유효성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 지난해 다시 폐지안 통과…이번에는 재의 요구
학생인권조례 폐지 논란은 지난해 다시 불거졌다. 서울시의회는 2025년 12월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을 의결했고,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월 5일 재의를 요구했다.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기본적 권리를 학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며, 폐지될 경우 학생인권옹호관을 통한 상담·조사 등 권리구제 체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의 요구대로 25일 열린 재의 표결에서는 폐지안이 부결됐다.
■ 정근식 "학생인권과 교권은 대립 가치 아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부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 교육감은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 교원의 권리 및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는 것은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또 학생은 권리의 주체이면서 학교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책임 있게 행사하고 다른 구성원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교원 역시 자신의 권리를 존중받으면서 정당한 교육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이번 결정이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오랜 논쟁과 대립을 넘어 서울교육이 새로운 출발점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도 내놨다.
■ 핵심은 대법원 판단…'폐지냐 유지냐' 아직 끝나지 않아
학생인권조례는 2012년 제정된 이후 학생의 차별받지 않을 권리, 체벌 금지, 두발·복장 등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을 보장하는 제도적 근거로 기능해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를 지나치게 강조해 교원의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제기해왔다. 학생인권과 교권을 둘러싼 논쟁이 조례 폐지 논란으로 확대된 배경이다.
결국 서울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의 최종 변수는 대법원의 무효확인 소송 판단이다.
현재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조례는 효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본안 소송에서 폐지조례안의 적법성과 효력이 어떻게 판단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서울시의회의 폐지안 부결로 당장 조례 폐지 절차는 다시 멈춰 섰지만, 2024년 폐지 의결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남아 있는 만큼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논쟁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향후 대법원이 폐지조례안 재의결의 적법성과 효력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에 따라 서울 학생인권조례의 법적 지위도 최종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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