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등·초본에 '계부·계모' 사라진다…재혼가정, 가족관계 대신 '세대원' 표기
윤소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28 11:38:13
- 외국인 한글·로마자 이름 병기 및 전입신고 서류 간소화 조치 도입
[세계뉴스 = 윤소라 기자] 주민등록 등·초본에서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 구체적인 가족관계 대신 '세대원'이라는 표현만 기재하는 방식이 이달 29일부터 도입된다. 재혼가정 구성원의 민감한 가족관계가 각종 서류 발급 과정에서 노출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행정안전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개정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29일부터 시행된다고 28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주민등록 등·초본을 '일반' 유형으로 발급받을 경우 세대주 본인과 배우자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모두 '세대원'으로, 가족이 아닌 함께 거주자는 '동거인'으로 표기된다. 그동안 서류에 '계부', '계모', '배우자의 자녀' 등 상세한 관계가 드러나면서 재혼가정 자녀 등이 불필요한 시선을 받거나 사생활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금융기관·법원·학교 등에서 구체적인 가족관계 확인이 필요한 경우를 고려해 기존 방식도 유지된다. 신청인이 발급 유형을 '상세'로 선택하면 지금처럼 세대원 간 구체적인 가족관계가 표시된 주민등록 등·초본을 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별도의 요구가 없는 한 일반 유형 발급을 안내해 상세 정보 노출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에는 외국인의 행정상 불편을 줄이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앞으로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외국인의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이 함께 기재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인의 가족관계등록부 등에는 이름이 한글로, 주민등록표 등본에는 로마자로만 적혀 동일인 여부를 입증하는 데 번거로움이 있었다. 한글·로마자 병기가 가능해지면 각종 행정·금융·교육기관에 서류를 제출할 때 신원 확인 절차가 한층 간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입신고 절차도 개선된다. 전입신고와 '전입신고 사실 통보 서비스' 신청 시 행정정보 공동이용 시스템을 활용해 주민이 직접 제출해야 했던 구비서류를 줄이도록 했다. 기관 간 정보 연계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행정기관이 직접 확인하는 방식으로, 민원인의 서류 준비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행안부는 지난 4월 개정 시행령·시행규칙 공포 이후 6개월 동안 주민등록시스템을 손질하고 관련 제도를 홍보해 왔다. 지난달에는 성평등가족부,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재혼가정 대상 안내를 강화했고, 지방자치단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제도 변경 사항을 적극 알리고 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번 주민등록법 시행령 시행으로 재혼가정의 사생활을 더 세심하게 보호하고 외국인의 행정 불편을 해소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현장 의견을 수렴해 세대 구성의 다양성을 반영한 추가 제도 개선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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