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 승격 30년 파주, 도시의 몸집에서 자족도시로…정책 성과와 과제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08 11:39:14
- LCD·출판산업 넘어 바이오·메디컬·콘텐츠로 산업 다각화…테크노밸리 등은 여전히 '진행형'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파주시가 올해 시 승격 30주년을 맞았다. 1996년 파주군에서 도농복합시로 출범한 파주는 지난 30년 동안 대규모 주거개발과 산업단지 조성, 광역교통망 확충을 거치며 경기 북부의 대표적인 성장도시로 변모했다. 다만 도시 외형의 성장에 비해 산업·일자리·교육·의료 등 자족기능을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파주시는 시 승격 당시 인구 17만 명 규모였지만 이후 교하·운정지역 개발 등을 거치며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다. 2022년에는 인구 50만 명을 넘어섰다. 도시 규모가 세 배 가까이 커지는 동안 행정과 주거 인프라도 함께 확대됐다.
■ 신도시 개발로 도시 구조 재편…'서울 접근성'이 성장동력
지난 30년 파주의 도시 변화를 가장 크게 바꾼 정책 가운데 하나는 운정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택지개발이다.
교하·운정 일대에 주거지역이 조성되면서 기존 금촌·문산 중심의 도시 구조가 다핵화됐고, 서울과 인접한 남부권을 중심으로 인구가 집중됐다.
광역교통망 확충도 파주의 도시 경쟁력을 바꾼 핵심 정책이다. 경의중앙선에 이어 GTX-A 운정중앙역이 들어서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파주시는 GTX-A를 통해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20분 이내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하지만 교통 인프라 역시 완성형은 아니다. 파주시는 올해 GTX-A 차량기지 승하차시설 신설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경제성과 건설비·운영비 부담 등이 향후 사업 추진의 변수로 제시됐다.
■ 'LCD 도시'에서 산업 다변화로…자족도시 전환 시험대
산업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파주는 LG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LCD 산업단지를 구축하면서 첨단 제조업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파주출판단지와 콘텐츠 산업이 결합하면서 제조업과 문화산업이라는 두 축을 형성했다.
현재 파주시는 산업구조를 디스플레이 중심에서 바이오·메디컬, 콘텐츠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시가 공개한 투자유치 자료에 따르면 파주에는 24개 산업단지가 조성됐으며, 2024년 기준 19개 산업단지가 준공되고 4개가 조성 중이다. 조성 완료·진행 산업단지의 면적은 1,228만7천㎡, 입주 업체는 1,707개, 근로자는 4만5,382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운정테크노밸리와 파주 메디컬클러스터 등은 향후 파주의 산업 지형을 바꿀 핵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운정테크노밸리는 473천㎡, 메디컬클러스터는 449천㎡ 규모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들 사업이 아직 '성과'가 아니라 상당 부분 '추진 단계'라는 점이다. 산업단지가 실제 기업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지, 증가한 인구가 서울로 출퇴근하는 베드타운을 넘어 파주 안에서 일하고 소비하는 자족도시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 반환공여지 개발…접경도시의 한계에서 성장공간으로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특성도 파주시 도시정책의 중요한 변수였다. 파주시는 미군 반환공여지를 산업·주거·도시개발과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캠프스탠턴 등 반환공여지를 새로운 개발공간으로 활용하고 산업단지와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한 토지 개발을 넘어 오랫동안 군사시설로 인해 제약을 받아온 지역의 공간구조를 재편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반환공여지 개발 역시 사업별 추진 속도와 재원 확보, 실제 기업 및 인구 유입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 문화·관광도 도시 경쟁력의 한 축
파주의 도시정책은 산업과 주거에만 머물지 않았다. 파주출판도시와 헤이리예술마을, 임진각·DMZ 등 역사·평화 관광자원을 활용해 문화·관광도시 기반도 확대했다. 최근에는 GTX-A 운정중앙역을 관광 거점으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파주시는 올해 운정중앙역에서 관광기념품과 주요 관광자원을 소개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GTX 시대에 맞춘 관광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파주시는 관광과 문화, 산업을 연계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관광객 증가가 지역 상권과 일자리, 체류형 관광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는 별도로 평가해야 할 과제다.
■ 30년의 성과, 앞으로는 '도시의 질'이 관건
파주의 지난 30년은 도시의 '양적 성장'이 두드러진 시기였다. 인구는 17만 명에서 50만 명대로 증가했고, 신도시와 산업단지가 들어섰으며 광역교통망도 확대됐다. 이제 파주가 넘어야 할 다음 단계는 도시 규모 자체가 아니라 자족성과 정주성이다.
GTX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만큼 파주 안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교육과 의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운정테크노밸리와 메디컬클러스터, 산업단지 확대 등이 계획대로 진행돼 실질적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지도 핵심적인 평가 대상이다.
특히 교통망 확충에 따른 부동산 가치 상승과 인구 증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지, 원도심과 신도시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도 30년 이후 파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다.
결국 시 승격 30주년을 맞은 파주의 다음 목표는 '더 큰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지역 안에서 일하고 배우고 생활할 수 있는 자족도시를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파주시는 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월 3일 오후 2시 임진각 관광지에서 KBS가 주관하는 '전국노래자랑 파주시편'을 개최하며, 참가 신청은 9월 10일부터 23일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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