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더 이상 '트럼프 변수'에 맡길 수 없다"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8-18 11:05:08

- 트럼프 '동맹 거래'가 던진 경고…대한민국 안보, 이제 스스로 지킬 힘 갖춰야
- 김정은과 관계·중동전쟁 지원을 맞바꾸는 트럼프…한미동맹의 본질을 묻다
-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판단에 흔들리는 한반도 안보…자주국방이 답이다
- 동맹은 중요하지만 의존은 위험하다…자주국방·연합방위체계 전면 재정비 시급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앞세워 한미연합훈련을 '전쟁훈련'으로 폄훼하고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 미국의 이해관계를 앞세우는 트럼프의 행보에 한미동맹마저 정치적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AI 일러스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하면서 한미동맹이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거래 수단으로 전락했다. "김정은과의 관계"를 앞세운 동맹 흔들기다.

한미연합훈련의 대폭 축소 지시를 미 국방부가 이를 이행 중이라고 공식 확인하면서 한미동맹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방위비 분담이나 외교적 압박의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안보 자체를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과 개인적 외교관계에 종속시키려는 신호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전쟁훈련(war games)'이라고 규정하며, 그 배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를 공개적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비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핵심 방어훈련이 북미 정상 간 '관계 개선'이라는 정치적 명분 아래 일방적으로 축소된다면, 이는 단순한 훈련 규모 조정이 아니라 동맹의 성격 자체를 뒤흔드는 결정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의 구체적 조정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곧바로 국방부의 실제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안의 중대성은 분명하다. 한반도 안보의 핵심 축인 연합방위태세가 워싱턴의 정치 일정과 협상 카드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현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이란 관련 지원 문제에 불만을 품고, 이를 한미연합훈련 축소 압박과 연계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실이라면 이는 동맹을 안보 공동체가 아니라 거래 가능한 '자산'으로 취급하는 시각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안보 공약을 다시 생각하겠다"는 메시지가 동맹국에 전달되는 순간, 동맹의 신뢰는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북한에 잘못된 신호…"연합방위 의지 약화"로 오판할 위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 줄곧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외교를 치적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의 '좋은 관계'를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한다면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자명하다.

한미연합방위태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오인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동맹의 결속과 대응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잇따른다. 한반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전쟁 그 자체가 아니라, 상대가 한미동맹의 의지를 잘못 읽는 순간이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강조하며 연합훈련 축소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 대목에서 한국 사회에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함께하는 동맹국인가, 아니면 자국의 외교적 필요에 따라 대한민국의 안보 환경을 수시로 조정할 수 있는 '변수'로 보는가.

"대통령 한 사람의 말에 연합방위태세 흔들려"…미 국방부 대응도 도마 위

이번 사태는 미국 내부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의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축소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직후, 미 국방부는 처음에는 "발표할 변경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가, 몇 시간 뒤 대통령 지시를 이행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충분한 사전 검토와 군사적 평가 없이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이 곧바로 국방정책으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백악관의 즉흥적 결정이 한반도 연합방위태세를 좌우할 수 있다면, 한국은 동맹의 현실을 더욱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맹은 중요하지만, 특정 지도자의 정치 일정에 종속된 동맹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곧 안보 리스크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확장억제, 주한미군 주둔, 한미연합방위체계를 축으로 안보를 유지해 왔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동시에 이번 사태는 또 다른 현실을 드러낸다. 미국의 대통령이 바뀌면 대외정책도, 동맹 접근법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동맹의 방향이 미국 국내 정치에 따라 요동치는 구조 속에서, 한국이 언제까지 같은 방식으로 안보를 설계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동맹은 유지, 의존은 축소"…자주국방 가속 요구

이 같은 우려 속에 전문가들은 "동맹을 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의 이분법을 넘어, 동맹에만 기대지 않는 안보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강력한 자주국방 역량이다. 스스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압도적 군사력과 감시·정찰 능력, 미사일 방어체계, 정밀타격 능력, 무인전력과 우주·사이버 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역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실제 군사능력과 지휘체계에 기반해 냉정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국이 스스로 전쟁을 계획·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연합훈련 축소와 같은 변수가 반복된다면 안보 공백은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시에 "미국이 한국을 필요로 하게 만드는 것 역시 동맹의 한 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군사·경제·기술 역량을 키워 협상력을 높여야, 동맹에서도 일방적 요구가 아닌 상호 존중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취지다. 힘이 약한 동맹은 언제든 거래의 대상이 되지만, 강한 국가는 동맹 안에서도 당당히 협상할 수 있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 있다.

한국, "협상 카드도, 중동전선 대리인도 아니다"

이번 논란은 한국의 대외정책 전반에도 질문을 던진다. 한국이 중동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지원 요구에 미온적이었다는 이유로, 한미연합훈련이 협상 카드로 활용됐다면 이는 단순한 이견 조율을 넘어 동맹의 성격을 다시 정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한국은 중동전쟁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카드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 대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5천만 국민의 생명과 자유가 걸린 주권국가로서, 군사적 개입 여부는 한국 스스로의 국익과 판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는 원칙이 재확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외교 전문가는 "한미동맹은 필요하지만, 미국 대통령 한 사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한국의 안보 환경이 출렁이는 구조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한국이 미국 없이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억지력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동맹을 오래 지속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에게 던지는 질문…"이것이 동맹인가"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질문도 제기된다. 한국이 미국의 모든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반도 방위태세를 흔드는 것이 과연 동맹국의 태도냐는 것이다. 또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대가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확신하는지,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도 뒤따른다.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국민에게 묻지도 않은 채 한반도의 안보 환경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에 맡겨도 되는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이 제기된다. 미국과 한국은 동맹이지 상하관계가 아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거래의 언어로 다룬다면, 한국 역시 냉정한 언어로 답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거래 대상이 아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한미동맹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동맹의 운용 방식과 한국의 역할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경고로 읽힌다. 어떤 동맹도 영원히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국제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미국을 믿느냐, 믿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없이도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추는 것. 그것이 진정한 자주국방이며, 오히려 한미동맹을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유지하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자신의 정치적 거래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면, 한국은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협상 카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주권의 문제라는 점에서다. 동맹은 필요하지만, 동맹 의존 구조는 재설계해야 한다는 과제가 한반도 앞에 다시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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