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사의 보완수사권, 최소한의 견제 장치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15 13:15:02

- 보완수사권은 '수사'가 아닌 '증거 검증'으로 국민 보호
- 수사 권력의 균형과 국민의 방어권을 위한 제도적 안전망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검사들의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이미 폐지됐다. 이제 남은 권한은 사실상 하나, 보완수사권뿐이다.

보완수사는 이름 그대로 ‘수사’라기보다 ‘증거 보완’에 가깝다. 경찰이 넘긴 사건에서 부족한 증거를 보완하도록 요구하는 권한이다. 수사를 새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10월 출범하는 공소청 체제에서 이 권한은 더욱 중요하다. 검사가 사건을 제대로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하려면 기록과 증거가 충분해야 한다. 보완수사 요구조차 불가능하다면, 검사는 수사 과정에 대해 아무런 검증도 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수사가 외부 감시 없이 진행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다. 돈을 받고 사건을 덮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해도 이를 확인할 장치가 사라진다. 인간 사회에서 거래가 개입되는 순간, 사고팔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제도에는 반드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 제도는 사람의 선의에 기대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야 한다.

검찰 권한을 줄이자는 주장 자체가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로 권력 남용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검찰의 모든 기능을 없애는 방식이 해답은 될 수 없다.

조금만 돌아보면 알 수 있다. 과거 경찰도 인권 침해와 물고문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경찰 조직 자체를 없애자는 결론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제도를 정비하고 권한을 조정하며 서로 견제할 장치를 만들어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권한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분산시키고 견제하는 것이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보완수사권이 경찰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보완수사는 직접수가 아니다. 이미 직접수사 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폐지됐다. 검찰이 임의로 사건을 만들어 표적 수사를 하는 구조는 성립하기 어렵다.

우리 사법 체계에서는 별건수사나 절차 위반이 인정될 경우 공소가 기각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법 절차의 통제 장치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검사가 사건을 제대로 기소하고 공소를 유지하려면, 최소한 수사 관련 증거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 정도는 남겨둘 필요가 있다. 보완수사 요구권마저 사라진다면, 우리는 경찰의 선의에만 기대야 하는 구조를 받아들이게 된다.

권력은 감시받을 때만 절제된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인식만으로도 조직은 스스로 균형을 찾는다.

보완수사권의 존치와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누가 더 논리적인가를 겨루는 정치적 게임이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국민의 권리다. 대한민국 국민은 합법적인 절차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한 번 더 구제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가져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행복추구권보다 앞서는 입법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 입법권 또한 국민이 주권 행사를 통해 잠시 위임한 권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사 권력을 이분법적 잣대로 재단하고 한쪽에 몰아주는 순간 그 위험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제도 설계다. 견제 없는 권력은 언제나 타락한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공정한 사법 체계를 유지하려면, 보완수사권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최소한의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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