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와대 경력의 사유화, 강북 정치의 퇴행을 경계한다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02 00:12:31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청와대는 권력을 장식하는 공간이 아니다. 국정 운영의 무게를 감당하는 자리이자, 공직 윤리가 시험대에 오르는 곳이다. 대통령 집무의 중심이 다시 그곳으로 정비된 것은 단순한 공간의 복원이 아니라 책임정치에 대한 선언이다. 그 상징이 사적으로 소비된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국정의 권위는 스스로 손상된다.
이재명 정부가 인적 쇄신과 시스템 정비를 강조하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이 청와대 경력을 지역 정치의 디딤돌처럼 활용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행정직 보직을 통해 단기간 이력을 쌓은 뒤 곧바로 선거에 나서는 방식이 사실이라면, 이는 공적 공간을 사적 경력 관리의 통로로 오인하게 만들 수 있다. 청와대의 이력은 봉사의 기록이어야지, 출마를 위한 장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강북 정치권의 경쟁 구도 또한 예사롭지 않다. 박용진 전 의원과 한민수 의원을 중심으로 한 세력 재편 움직임은 구청장 후보를 매개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지역 행정은 계파의 시험장이 아니다. 주민이 요구하는 것은 중앙 권력과의 근접성이 아니라, 생활 현안을 해결할 능력과 책임성이다.
정치인의 재도전은 민주주의 안에서 보장된 권리다. 다만 그 과정은 명분과 투명성 위에 서야 한다. 과거의 발언과 현재의 선택이 엇갈린다면, 더욱 충실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 특정 권력과의 친연성을 앞세워 세를 규합하는 모습은 오히려 국정 운영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원칙의 일관성에서 힘을 얻는다.
대통령실은 인사 기준과 절차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경력의 공공성을 엄격히 검증하고, 보직의 적합성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 지역 정치 역시 정책 경쟁으로 돌아가야 한다. 줄 세우기와 세력 과시는 일시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 신뢰를 만들지는 못한다.
권력은 잠시 위임된 공적 자산이다. 그 쓰임이 사적 이해와 뒤섞이는 순간, 정치에 대한 신뢰는 서서히 균열을 일으킨다.
이제 선택은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인사와 보직의 기준을 더욱 투명하게 밝히고, 경력의 공공성을 엄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당색만 걸친 채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기회주의적 행태를 방치한다면, 그 후과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강북의 민심은 줄 세우기가 아니라 실력과 비전, 그리고 책임을 요구한다. 청와대가 다시 국정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무엇보다 권력의 사적 전유에 대한 의심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6개월 스펙 세탁소라니, 이재명 정부가 이리 허접하게 무슨 일들을 그리 하는가?" 이러한 탄식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지금 대통령실의 책무다. 정부가 내세운 인사 원칙과 공공성의 기준이 현장에서 엄정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줄 때,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 역시 자연히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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