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자금법 위반·횡령 등 혐의 항소심 진행 중 재차 구금 상태 회귀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법원이 병원 치료를 조건으로 허가했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보석을 취소했다. 병원을 벗어나 경기 가평 통일교 시설 '천정궁'을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보석 허가 15일 만에 효력이 사라졌고, 보증금 2억원도 몰수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김무신)는 3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한 총재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보석 당시 납부한 보증금 2억원을 국고에 귀속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을 위반하거나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때 보석을 취소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한 총재는 2022년 국민의힘 권성동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네고,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통일교 자금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나눠 후원하고, 불법 정치자금과 금품 제공에 쓸 교단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작년 9월 처음 구속된 뒤 지난 8월 1심에서 주요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한 총재는 1심 진행 중이던 작년 11월 건강 문제를 이유로 구속 집행 정지 결정을 받아 일시 석방됐다가 재수감됐다. 이후 지난 3월 다시 구속 집행이 정지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고, 지난달 항소심에서 보석이 허가되며 구금 상태에서 풀려났다.
당시 재판부는 한 총재의 거주지를 치료 중인 서울아산병원으로 제한했다. 보증금 2억원을 현금으로 납부하게 하고, 의료인·변호인·거동 보조인 등 일부 인원 외에는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한 총재가 병원을 벗어나 가평 천정궁을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보석 조건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재판부는 지난 2일 열린 재판에서 한 총재의 외출 사실을 확인한 뒤 즉시 보석 취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심문을 진행했다.
보석 취소 심문에서 한 총재 측은 "거주지 제한이 외출까지 제한하는 의미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며 "보석 조건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낮 시간대 천정궁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면 특검 측은 "천정궁을 반복적으로 오갔다면 명백한 보석 조건 위반"이라며 "사건 관계인들과 접촉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한 총재 측이 보석 심문 당시 천정궁을 거주지로 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관련 사건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해 허가하지 않았다"며 "그런데 변호인은 주거지(천정궁)로 외출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니 그게 더 당황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는 심문 과정에서 "혼자서는 거동할 수 없고 도움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생활의 연속"이라며 "평생 살았던 주거 공간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설명을 검토한 끝에 보석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 대신 보석 자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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