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도시철도 공동 연구용역, 적자 원인·재원 분담 등
▲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열린 착수보고회에서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세계뉴스 = 차성민 기자] 매년 수천억 원대의 무임수송 손실을 떠안아 온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정부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고령화 심화로 손실 규모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비 보전을 의무화하는 도시철도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하기 위한 ‘명분 쌓기’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 지속 가능 방안 마련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은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 등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공동 발주했으며, 종합계약 방식으로 용역비를 분담한다.
연구의 핵심 목표는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에 대한 국비 보전 필요성을 정부와 국회에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논리와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주요 과업에는 ▲국내외 대중교통 공공서비스의무(PSO) 제도 비교·분석 ▲운영기관 재정 구조와 적자 원인의 객관적 규명 ▲무임수송의 사회적 가치 및 비용편익(B/C) 분석 ▲국가·지자체·운영기관 간 재원 분담 방안 시뮬레이션 및 로드맵 구축 등이 포함됐다.
특히 용역에서는 적자 요인을 ‘무임수송 손실’과 ‘운임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구조’로 분리해 수치화함으로써, 손실의 성격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더불어 국토균형발전 정책(5극3특)과 도시철도 광역화 추세에 따른 무임승차제 수혜 범위, 사회적 편익과 손실 규모를 비교·분석해 정책 결정에 필요한 근거 자료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동 연구는 지난 5월 국회입법조사처가 전문가 간담회에서 제기한 “적자 원인의 명확한 규명과 대안별 구체적 수치 확보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는 ‘NARS 브리프 163호’를 통해 도시철도 무임수송 손실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6개 운영기관은 이번 용역을 통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 국회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연구는 대한교통학회가 수행하며, 7월 착수보고를 시작으로 8~9월 중간보고, 10월 최종보고까지 약 4개월간 진행된다. 착수보고회 직후 6개 운영기관 노사는 노사 실무협의회를 열어 연구 결과에 따른 후속 대응 전략도 논의했다.
용역 결과는 하반기 국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공개되고, 이를 토대로 국회에 계류 중인 도시철도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다.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을 명시한 도시철도법 개정안은 제17대 국회 이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왔으며, 현재는 무임손실에 대한 국가 보상 근거를 강행규정으로 담은 개정안이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25년 11월에는 도시철도 무임손실 국비 보전 법제화를 촉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 명 동의를 조기 달성해 국민적 공감대도 확인됐다. 운영기관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정치 쟁점’에 머물렀던 논의를 재정·통계 자료에 기반한 정책 논의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제도는 1980년 도입된 국가적 교통복지 정책으로, 노인복지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65세 이상 고령자,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 도시철도 운임을 전액 면제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 구간에 대해서는 손실을 보전할 명시적 법적 근거가 없어, 그 비용을 각 운영기관이 떠안아 왔다. 반면 동일한 도시철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레일 관리 구간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무임수송 손실을 매년 국비로 보전받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제기돼 왔다.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무임수송 손실 규모는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무임수송 손실은 2020년 4,456억 원에서 2025년 7,754억 원으로 5년 새 약 1.7배 증가했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25년 21.2%에서 2030년 25.3%까지 늘어 국민 4명 중 1명이 고령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영기관 재정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영희 서울교통공사 기획본부장은 “도시철도 무임 수송은 지난 40여 년간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해 온 국가적 교통복지 제도지만, 그 비용을 운영기관에 전가하면서 국민의 안전을 위한 시설투자 재원마저 고갈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 운영기관이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재원 분담 방안을 도출해 국비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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