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지휘권' 역사 속으로…공소청법, 검사 권한 법률로 묶었다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20 14:11:01
- 검찰총장 명칭 유지·파면 징계사유 신설…보완수사권은 형사소송법으로 이월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검찰의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폐지되고, 검사의 직무 권한이 법률에 의해 엄격히 제한되는 공소청 설치 법안이 마련됐다.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제도화한 이번 공소청법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되며, 현행 검찰청법은 그와 동시에 폐지된다.
법안에 따르면 새로 설치되는 공소청은 기소만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 구조로 운영된다. 사법체계와의 대응 관계도 명확히 했다. 공소청은 대법원, 광역공소청은 고등법원, 지방공소청은 지방법원과 가정법원에 각각 대응해 설치된다. 수사는 경찰과 별도 기관이 맡고, 공소청은 기소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는 구조다.
공소청 검사에게 부여되는 직무 범위는 법안에 구체적으로 적시됐다. 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영장 청구에 관한 사항, 범죄수사에 대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재판 집행 지휘·감독,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의 수행 또는 지휘·감독, 범죄수익 환수와 국제형사사법 공조 등이 그것이다.
이들 열거된 업무 외의 경우에는 ‘법률’에 따라 별도로 검사의 권한을 정하도록 했다. 정부가 이달 초 제출한 원안은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으로 위임하는 구조였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를 ‘법률’로 상향해 검사의 권한 범위를 국회 입법에 의해 직접 통제하도록 한 것이다. 검찰 권한의 자의적 확대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현행 검찰청법에 없는 ‘권한남용 금지’ 조항이 신설된 것도 눈에 띈다. 법안은 검사가 직무를 수행할 때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적법 절차와 공정·중립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검사의 직무수행 원칙을 법률에 직접 규정해 인권 보호와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조한 것이다.
여권 내에서 논란이 컸던 ‘검찰총장’ 직함은 그대로 유지됐다. 공소청의 장(長)을 ‘검찰총장’으로 규정해 공소청에 검찰총장을 두도록 했으며,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중임은 금지했다. 조직은 바뀌지만, 상징적 직함과 단일 수장은 존치하는 절충안에 가까운 셈이다.
검사 신분 보장 장치는 약화됐다. 공소청법은 파면을 징계 사유로 명시해 탄핵 절차 없이도 검사의 파면을 가능하게 했다. 지금까지는 검찰청법에 따라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아닌 이상 징계만으로는 검사를 파면할 수 없도록 해 비교적 강한 신분 보장을 부여해 왔다. 앞으로는 징계 절차를 통해서도 파면이 가능해지면서, 검사에 대한 인사·징계 통제 수단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소청법에는 검찰개혁 입법의 핵심 쟁점으로 꼽혀 온 ‘보완수사권’ 존폐 문제는 담기지 않았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보완수사권이 중수청·공소청 법 최종안에서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가 경찰 수사를 보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로 넘겨진 상태다.
이에 따라 수사·기소 분리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공소청법으로 검사 권한의 기본 틀이 법률에 묶인 만큼, 형사소송법 개정 결과에 따라 향후 검찰의 실질적 영향력과 수사 구조 개편의 완성도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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