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억 국제행사 맞나" 트럭 위 '거문도 뱃노래'에 여수세계섬박람회 졸속 논란

조홍식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9-17 09:29:53

- 트럭 적재함에 천 두른 '배' 연출 비판 여론 확산
- 해외 연수·준비 미흡 지적에 "새만금 잼버리 떠올라" 여론 악화
▲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여수 지역 무형문화재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 영상.

[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막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졸속 행사' 논란에 휘말렸다. 약 700억 원이 투입된 국제행사에서 선보인 전통 공연이 트럭 위에 천을 두른 수준의 연출에 그쳤다는 지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여수 지역 무형문화재인 '거문도 뱃노래' 공연 영상이 있다. 박람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공연은 여수 지역 문화예술공연단이 거문도 어민들의 전통 노동요를 재현한 프로그램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어업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문제는 공연의 내용이 아니라 무대 연출 방식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트럭 적재함 주변을 천으로 감싸 배 모양을 흉내 내고 그 위에 돛을 세운 장면이 담겼다. 공연자들은 이 트럭 위에서 어업 장면을 재현하며 거문도 뱃노래를 부르는 방식으로 공연을 진행했다.

해당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자 "성의가 없어 보인다", "최소한 트럭이 보이지 않게 연출할 수는 없었나", "700억짜리 행사라는데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궁금하다" 등 비판이 잇따랐다. 일부 이용자들은 북한이 모조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 비행 훈련을 흉내 내는 장면과 비교하며 국제행사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연출이라고 꼬집었다.

비판 여론은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당시와 같은 준비 부족과 운영 미숙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또 하나의 새만금 잼버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시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람회 준비를 명목으로 여러 차례 국외 출장과 연수가 진행된 가운데, 유럽 내륙 국가인 오스트리아를 방문해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내용 등이 포함된 국외출장보고서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실질적인 벤치마킹보다 외유성 출장이 아니었느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박람회는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이달 5일 공식 개막했다. 행사는 오는 11월 4일까지 여수 돌산읍 진모지구와 개도·금오도, 세계박람회장 등 여수 일대에서 6개월간 진행된다. 개막 직후부터 공연 연출과 예산 사용, 준비 과정 전반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조직위원회와 여수시가 어떤 해명과 보완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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