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있는 삶" 외치더니…30대 사무관 죽음이 드러낸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민낯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30 08:25:11

- 유서에 남긴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다" 절규
- 노조 "형식적 대책 아닌 조직문화 전면 개혁해야"
▲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30대 사무관의 안타까운 사망으로 공직사회 조직문화와 신입·젊은 공무원 지원 체계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인은 유서에서 "이 조직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일러스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정부는 "저녁이 있는 삶"과 일·생활 균형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작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는 30대 사무관이 과중한 업무 부담 속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정부가 내세운 구호와 공직사회의 현실이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고인은 유서에서 "이 조직에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단순한 개인의 하소연이 아니라 신규 공무원을 방치하는 조직문화를 고발한 마지막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직원들은 반복되는 인력 감축 속에서도 신규 업무와 보여주기식 정책사업은 계속 늘었고, 퇴근 후와 주말 업무지시, 촉박한 보고기한, 형식적인 보고서 수정이 일상이었다고 주장한다. 업무를 배우려 해도 체계적인 교육보다 개인의 역량만 요구받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오래전부터 제기됐음에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업무량은 늘어나는데 인력은 줄고, 관리자는 현장의 부담을 덜어주기보다 상급자의 지시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는 내부 목소리가 나온다. 갑질 신고 역시 실질적인 제재보다 인사이동 수준에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노동조합은 "고인의 죽음 이후 기관의 대응은 지금 조직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형식적인 대책이 아니라 업무량 조정과 조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공직사회에서 가장 먼저 지켜져야 할 것은 성과가 아니라 사람이다. 야간과 휴일까지 이어지는 업무지시를 방치한 채 '워라밸'을 외치는 것은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진상규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업무시간 외 지시 관행, 과도한 보고문화, 신규 직원 교육 부실 등 공직사회의 병폐를 근본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저녁 있는 삶'은 정책이 아니라 국민을 향한 또 하나의 구호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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