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정치는 때로 의리로 설명되지만, 정책은 의리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인 송영길 후보가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정면으로 부동산 정책의 실패 가능성을 진단했다.
송 후보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으로 "중간층이 떨어져 나가 지지율이 내려갔다"라고 했다.
송 후보의 처방은 분명했다. "부동산 문제를 잘못 다루고 있다." 종부세와 양도세를 둘러싼 1주택자 부담,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실수요자 대출 규제, PF 문제까지 그는 부동산 정책 전반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50조의 추가세수가 나는데 왜 1조에 목숨을 걸려고 하나"라는 발언은 단순한 세제 논쟁을 넘어선다.
정부가 얻을 수 있는 세수보다 국민의 주거 안정과 민심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정치적 메시지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같은 비판을 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점이다.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인연은 각별하다. 2022년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자신의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비웠고, 이후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가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송 후보는 그 정치적 과정에서 자신의 지역구를 내놓으면서까지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재기를 돕는 선택을 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송 후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과 오랜 정치적 동행을 해온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금 송 후보는 그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부동산 정책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정치적 의리와 정책적 직언의 차이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모든 정책에 박수를 보내는 것과 같지 않다. 오히려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을 때 "그 길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정치적 동반자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은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영역이다. 집을 가진 사람과 집을 사려는 사람, 세금을 내는 사람과 세금 혜택을 받는 사람, 서울에 집을 두고 지방이나 수도권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따라서 부동산 정책은 이념이나 구호만으로 접근해서는 민심을 얻기 어렵다. 송 후보가 지적한 것처럼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실수요자가 집을 살 수 없다. 반대로 대출만 풀어주는 것으로도 주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세금과 금융, 공급을 함께 놓고 시장의 현실을 살펴야 한다.
더구나 대통령 지지율은 당내 핵심 지지층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선거에서 정권을 선택하는 사람은 열성 지지층만이 아니다.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중도층과 생활 현장에서 정부 정책을 체감하는 국민의 판단이 결국 정권의 성패를 가른다.
그런 점에서 송 후보의 이번 발언은 민주당 내부의 단순한 당권 경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민심을 관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박수부대가 아니라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동료다. 송영길 후보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를 돕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적 의리를 평가하는 것과 별개로, 지금 그가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대통령을 지키는 것과 대통령의 정책을 무조건 지지하는 것은 다르다." 어쩌면 송영길 후보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내세우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정책에 대한 침묵이 아니라 실패 가능성을 미리 경고하는 직언이다.
그리고 부동산 민심이 실제로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면, 송 후보의 쓴소리는 당권 경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가 앞으로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경고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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