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도매시장, 70억 들여 '원스톱 상품화 시설' 구축…연 274억 부가가치 노린다

조홍식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06 16:01:16

- 강서농산물도매시장 내 소분·재포장·저온보관 통합 상품화 시설 신설
- 온라인 도매·1인 가구·밀키트 수요 대응…연 1만5천톤 신규 거래·운송비 절감
▲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조감도.

[세계뉴스 = 조홍식 기자] 강서농산물도매시장에 농산물 보관부터 소분·포장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전용 상품화 시설이 들어선다. 그동안 소분·재포장을 위해 시장 밖 작업장으로 농산물을 옮겨야 했던 유통인의 부담을 줄이고, 1인 가구와 밀키트 시장 확대에 맞춘 소량 포장 신선 농산물 공급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영도매시장 상품화 기능 확대 지원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돼 국비 21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시비 28억 원과 공사 부담금 21억 원을 더해 총 70억 원을 투입하며, 올해 10월 실시설계에 착수해 2028년 7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도매시장 상품화 사업'은 기존 공영도매시장이 맡아온 원물 중심 유통과 단순 분산 기능을 넘어, 소분·재포장 등 상품화 과정을 시장 안으로 끌어들여 농산물의 상품성을 높이고 유통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농식품부가 2024년부터 추진 중인 사업이다.

강서도매시장에서는 최근 1인 가구 증가, 밀키트·식자재 유통업체 성장으로 소분·재포장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시장 내 작업·저장 공간이 부족해 외부 작업장에 의존해왔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으로 소분·재포장 시설과 추가 저장 공간을 확보해 유통 편의성과 효율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월 강서시장 유통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8%가 추가 저장시설을 이용하겠다고 답했고, 필요한 저온창고 규모는 약 1,168평으로 조사됐다. 시는 이러한 현장 수요를 반영해 시설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신설 상품화 시설은 연면적 2,255㎡, 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농산물을 일시 보관·입출고하는 공간과 저온창고, 소분·재포장 작업공간을 한 건물 안에 갖춰, 시장 내에서 보관과 상품화 작업을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1층은 필로티 구조로 '온라인 도매시장' 전용 공간과 적재공간을 배치해, 대량 반입 물량의 일시 보관과 신속한 입출고를 지원한다. 2층에는 저온창고와 함께 작업대, 컨베이어, 랩핑기 등을 갖춘 상품화 작업공간이 들어서고, 3층은 기계실로 사용된다.

경매제와 시장도매인제를 병행 운영하는 강서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우선 상대적으로 저장시설이 부족한 시장도매인제 구역에 시설을 조성하고, 이후 경매제 구역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설이 가동되면 유통인들은 농산물을 외부 작업장으로 옮기는 운송 부담을 덜 수 있고, 저온보관 중인 물량을 거래처 주문에 맞춰 소분·재포장해 바로 출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제철 과일 등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품목의 품질 관리가 쉬워지고, 수요처별로 다양한 포장 단위의 상품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소속 한 유통인은 "강서시장 상품화 시설이 지어지면 제철과일 같이 신선도 유지가 생명인 농산물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고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형태로 상품화해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서시장 상품화 시설 운영으로 5년 내 1인 가구 및 밀키트 업체 수요에 대응한 신규 거래가 약 1만5,242톤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25년 강서농산물도매시장 연간 거래물량 62만 톤을 기준으로 약 2.5% 증가한 규모다. 농산물 상품성 제고를 통해 연간 274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그동안 시장 외부 소분 작업을 위해 지출되던 운송비도 상당 부분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앞서 2025년 가락시장 채소2동 옥상부에 연면적 1,016㎡ 규모의 상품화 시설을 설치해 15개월간 운영한 결과, 양파 등 농산물 총 9,800톤을 상품화해 약 69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바 있다. 시는 이 성과를 강서시장 사업에도 적용해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설 시설을 기반으로 시는 검수·저장·상품화·배송 등 유통 전 과정을 하나로 묶는 원스톱 유통 체계를 구축하고, 강서농산물도매시장을 서남권 핵심 유통·물류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공영도매시장은 단순 집하·분산 기능을 넘어, 전자송품장을 통해 산지 출하정보를 사전에 파악하고 반입 물량 예측, 차량 입차·하역 일정까지 연계하는 등 유통·물류 기능을 고도화하는 추세다.

서울시는 인근 마곡지구의 공공기관·기업, 주변 식당가 등 다양한 수요처를 연계해, 필요 수량과 규격에 맞춘 신선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새로운 유통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박경환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이번 시설 건립으로 유통인들이 겪어온 보관·작업공간 부족을 해소하고, 변화하는 소비 수요에 맞춰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도매시장이 유통·물류 혁신을 통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강서시장의 유통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세계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