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략투자법 국무회의 통과

정서영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17 11:50:04

-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위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 근거 마련
- 조선업 전용 1,500억달러·국가안보 연계 2,000억달러 투자 구조 확정
이재명 대통령.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관세 협상과 관련해 후속 입법 지연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 이행을 위한 핵심 법안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17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세종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대미투자특별법 공포안을 비롯해 법률 공포안 4건, 대통령령안 36건, 일반안건 2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로써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지 5일 만에 국무회의 절차까지 마무리되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입법이 신속히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미투자특별법의 골자는 한미 업무협약(MOU)에 따라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하기 위해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법에 따르면 이 가운데 1,500억달러는 조선업 전용 투자로 배정되고, 나머지 2,000억달러는 양국의 경제 및 국가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하는 분야에 투입된다. 사실상 미국 내 전략 산업과 공급망, 안보 연계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패키지 투자 구조가 법제화된 셈이다.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자본금은 2조원으로, 전액 정부 출자로 조성된다. 출자 시기와 방식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해 향후 세부 집행 과정에서 행정부 재량을 상당 부분 인정했다. 공사 내에는 ‘한미전략투자기금’이 설치되며, 재원은 공사 출연금, 위탁기관의 사전 동의를 얻은 위탁자산, 한미전략투자채권 발행 자금 등으로 마련된다.

해당 기금은 미국 정부가 지정하는 투자기구에 대한 출자·투자, 조선 협력 투자 지원을 위한 대출·보증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조선업 전용 자금과 안보 연계 투자를 분리해 운용하면서도, 미국 측이 지정하는 채널을 통해 자금을 투입하는 구조여서 향후 미 행정부와의 조율이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법 시행 시점은 공포 후 3개월 뒤로 정해졌다. 정부는 공포 직후 곧바로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위원회를 출범시켜 조직 구성과 투자 구조 설계를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관세 협상 이행과 동시에 실질적인 투자 집행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대미투자특별법 외에도 주요 민생·제도 개편 안건이 함께 처리됐다. 월 10만원 상당의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현행 8세 미만에서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13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아동수당법 개정안이 의결돼, 중·장기적으로 아동 복지 범위를 넓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또 지방의회 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이 직을 유지한 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지역 범위를 기존 ‘해당 지자체’에서 ‘해당 지자체를 관할하는 시·도’까지 넓히는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지방 정치인의 선거 출마 범위가 확대되면서 지방선거 판도 변화도 예고된다.

이와 함께 종합특검 및 관봉권·쿠팡 의혹 특검 활동 지원을 위해 119억6천263만원을 목적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 대통령 직속 ‘빛의 위원회’(출범 예정) 관련 사업비 52억1천90만원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는 안건도 심의·의결됐다.

회의에서는 정책 현안에 대한 부처별 보고와 토의도 이어졌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예산처가 ‘균형 성장을 위한 지방 우대 방안’을 주제로 논의를 주도했으며, 외교부·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는 ‘중동 상황 대응 현황’을 보고했다.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에스알 고속철도 통합 추진현황’을 각각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기·창업·소상공인 원스톱 지원체계 구축방안’을, 국민권익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국민주권 강화를 위한 민원 처리·소통 확대 및 AI 기반 민원 서비스 구축 방안’을 보고하며 디지털 기반 민원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한미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인 대미투자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미국 내 전략 산업·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프로그램이 본격 가동될 수 있는 법적 토대는 갖춰졌다. 남은 과제는 공사 설립과 기금 운용 과정에서 재정 부담, 투자 효율성, 한미 간 이해관계 조율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모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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