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정 시스템시대"…삼성전자, 2030 '자율 제조' 로드맵 가동
윤소라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7-09 16:22:44
- 전 세계 22개 법인 데이터 통합·반복 업무 AI·로봇 전환…불량 시장 유출 '제로' 목표
[세계뉴스 = 윤소라 기자] “삼성전자는 데이터가 연결된 커넥티드 팩토리에서 자율 운영을 시도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거쳐, 최종적으로 스스로 통상 업무를 운영하는 자율 운영 공장으로 나아가는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황일권 삼성전자 스마트팩토리센터장은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2026 뉴스1 미래산업포럼(NFIF)’에서 ‘2030 AI Driven Factory: 사람과 AI가 함께 만드는 자율 제조’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며, 삼성전자의 ‘AI 기반 자율 공장’ 청사진을 공개했다.
황 센터장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자율 제조 비전은 3단계 로드맵에 기반한다. 우선 설비·라인·공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연결하는 ‘커넥티드 팩토리(Connected Factory)’를 구축하고, 다음 단계로 AI가 사람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인텔리전트 팩토리(Intelligent Factory)’를 구현한다. 최종 목표는 AI가 의사결정의 주체가 돼 공장을 스스로 운영하는 ‘오토너머스 팩토리(Autonomous Factory)’다.
현장에 적용된 AI 혁신 사례는 이미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표면 품질(SMD) 2차 시각 검사의 경우 기존에는 작업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 1개 부품당 30초가 걸렸지만, AI가 판정을 대신하면서 검사 시간이 0.3초 미만으로 줄었다. 6개 해외 법인의 TV 생산라인에서는 화질·외관 데이터를 AI가 실시간 분석해 조치하면서, 매주 112시간에 달하던 수작업 비효율을 제거했다.
위험하고 번거로운 공정도 AI로 대체되고 있다. 냉장고 컴프레서 밀폐 검사는 전통적으로 수조에 담가 압력을 가하는 방식이었지만, 삼성전자는 용접 시 발생하는 전류·전압 신호를 3D 비전 AI가 실시간 분석해 불량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가스 누설 검출력이 30%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황 센터장은 “AI 자동화를 기반으로 각종 업무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AI를 통해 공정을 제어하고, 불량 제품의 시장 유출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과 일하는 방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 연구개발(R&D)과 운영 부문에서는 약 5000명의 현업 인력이 클로드,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를 실무에 활용 중이다. 수십 년간 축적된 암묵지(暗默知)를 문서·모델로 빠르게 자산화하고, 3D 콘셉트 모델 기획 등에도 생성형 AI를 적용해 개발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제조 혁신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인력·생산성·품질’을 3대 핵심 지표(KPI)로 설정했다. 단순 인력 감축이 아닌 제조 인력의 역할을 고도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방점을 찍고, 지원·간접 업무의 자동화를 통해 2030년에는 24시간, 주 7일 연속 생산이 가능한 시범 라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동시에 원인 분석과 피드백 체계를 강화해 불량 제품의 시장 유출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3대 기술 축과 3대 기반 요소를 결합한 세부 전략도 가동 중이다. 기술 측면에서는 사람 개입을 최소화하는 ‘제로 터치(Zero Touch) 자동화(Automation)’, 전 공정 데이터를 자산화하는 ‘데이터(Data)’, 각 지역 공장의 데이터를 구미 등 본사로 모아 통합 제어하는 ‘오퍼레이션(Operation)’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기반 요소로는 AI 중심 업무 고도화를 위한 현장 인력 재교육(Organization), 협력사와의 상생 생태계 구축(Eco-System),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친환경·안전 공장(ESG)을 제시했다. 황 센터장은 “제조업의 특성을 반영해 인력, 생산성, 품질 등 3가지를 핵심 지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며 “3대 기술, 3대 기반을 바탕으로 세부 전략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율 운영 공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인프라로는 ‘데이터 레이크’가 꼽혔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22개 법인 공장에 흩어져 있던 제조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DX 제조 데이터 레이크’를 구축, 통합 운영하고 있다. AI가 즉시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표준화·정형화된 데이터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수집된 전체 제조 데이터의 약 90%를 AI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재가공해, 자체 진화형 데이터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엔드투엔드(End-to-End) 관점에서 자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전체 공정을 최적화하면, 사람과 AI의 역할 분담도 명확히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반복적인 데이터 보고, 공정 이상 탐지, 설비 예지 보전 등 분석·실행 업무는 AI와 로봇이 담당하게 된다. 사람은 AI가 제시한 시나리오를 해석하고 신뢰성을 검증하며, 복합적인 상황에서의 문제 해결과 최종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구조로 바뀐다는 구상이다.
황 센터장은 “기존의 자동화가 정해진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AI를 통해 공장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형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특정 단위 공정의 최적화에 머무르지 않고, 자재 입고부터 출하까지 이어지는 엔드투엔드 전체 공정의 최적화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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