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 신속 편성하라" 이재명, 중동발 위기 속 '최악 시나리오' 대비 주문
정서영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3-17 14:13:40
- 유류세 인하 대신 취약계층·수출기업 소득 지원 중심 '전쟁 추경' 강조
[세계뉴스 = 정서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미국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지역 긴장 고조와 관련해 “상황 장기화를 전제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석유 가격 재급등과 이에 따른 민생 충격에 대비해 외교·에너지·재정 전 분야를 동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기름값이 다소 안정되고 있지만, 중동 상황이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어 현재 양상이라면 석유 가격도 다시 불안정해지고 민생 전반에 대한 충격도 커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가 원유를 확보한 것처럼 외교 역량과 자산을 총동원해 추가 대체 공급선 발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상황이 어려우니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참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기존 산유국과의 협력 강화에 더해 새로운 조달선 확보를 통해 공급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절약 노력을 범사회적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자동차 5부제 혹은 10부제 등 다각도의 에너지 수요 절감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지시했다. 나아가 “필요하면 수출 통제도 검토하고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률을 늘리는 등 비상 대책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여, 산업 전반에 걸친 강도 높은 비상 에너지 정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이른바 ‘전쟁 추경’을 정면으로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취약계층과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전쟁 추경’을 신속하게 편성해달라”고 주문하며, 대외 충격이 거셀수록 오히려 국가 대전환을 위한 투자를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풍이 거셀수록 국가 대전환을 위해 발걸음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지역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이 아닌,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로 대규모로 확실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경 편성 방향에 대해서는 취약 부문과 지방에 대한 집중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다수 취약 부문에 있어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어 (추경 편성 과정에서) 소득지원정책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다”며 “그럴 때도 지방에 더 대대적으로 (지원을) 할 수 있게 획기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피해 계층 지원에 있어) 차등을 둬서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이 낫겠다. 이 점도 고려해달라”고 말해, 계층·지역 간 격차 완화를 위한 선별 지원 원칙을 시사했다.
유류세 인하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그 방법보다는 걷은 유류세를 추경 편성을 통해 소득을 지원해 주는 게 (낫다)”고 언급하며, 세금 감면 대신 재정을 통한 직접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가 전체의 석유류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인데, 유류세를 낮추면 석유 가격 인상 폭을 낮출 수는 있지만 소비는 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세가 걷히는 만큼 재정 지원을 하겠다는 뜻이다. 우리가 유류세를 걷어서 다른 데 쓰지는 않겠다”고 강조해, 유류세 수입을 사실상 ‘민생 재정 지원 전용’으로 쓰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추경 작업의 속도전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관련 부처 국무위원들을 향해 “추경 편성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며 “진짜로 주말에도 하고 밤새워 준비하고 있는 게 맞죠?”라고 웃으며 물었다. 앞서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김용범 정책실장을 향해 “밤을 새워서라도 (추경 편성 작업을 해 달라)”, “주말이 어디 있느냐”고 말한 바 있어, ‘전시(戰時) 수준’의 신속한 예산 편성을 거듭 주문한 셈이다.
중동 정세 악화가 국제 유가와 실물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이 대통령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상정한 ‘전쟁 추경’과 에너지 비상 대책을 동시에 띄우면서 향후 국회 논의와 재정 운용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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