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넘게 쓰는 서울 수돗물…아리수본부의 진짜 성적표는

전승원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10-08 14:10:50

- 2026년 수도사업특별회계 1조1,000억원…사업비만 8,700억원대
- 서울 958만명에 하루 308만㎥ 공급…시설·관망·수질·스마트화에 대규모 투자
▲ 1조원 넘게 쓰는 서울 수돗물 성적표. (웹 일러스트)

[세계뉴스 = 전승원 기자] 서울시가 올해 수돗물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1조1,000억원이다. 서울아리수본부의 2026년 수도사업특별회계 예산은 지난해보다 700억원, 6.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실제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8,701억8,800만원으로 전체 예산의 약 79%를 차지한다.

단순히 '수돗물 예산 1조원 시대'라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상수도 시설을 유지·보수하고, 노후시설을 정비하며, 수질관리와 안정적인 급수체계를 구축하는 데 사실상 1조원 가까운 재원이 투입되는 구조다.

문제는 이 막대한 예산이 시민에게 어떤 결과로 돌아오느냐다. 서울 상수도는 이미 규모 면에서 거대한 공공서비스다. 2025년 기준 서울시 상수도 급수인구는 957만9,177명으로 보급률은 100%다. 정수시설의 하루 생산능력은 480만㎥이며, 실제 하루 평균 급수량은 308만4,211㎥에 달했다.

연간 수돗물 생산량만 11억2,574만㎥이다. 서울시민 대부분이 매일 사용하는 수돗물을 생산하고, 정수하고, 관을 통해 각 가정과 사업장까지 보내는 데 이 정도 규모의 시설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1조1천억원, 어디에 쓰이나

2026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업비다. '맛있는 아리수 생산기반 구축'에 2,637억원, '맑은 물길 조성'에 2,515억원, 안정적 급수체계 구축에 703억원, 유수율 유지관리에 668억원 등이 편성됐다.

정수장과 수도관 등 물 공급의 핵심 기반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재원이 집중된 것이다. 특히 정수장 시설의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강북·광암아리수정수센터를 중심으로 총 6,077억원을 투입해 시설 용량을 확보하고 노후 정수시설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서울의 일부 정수센터는 40년 이상 운영돼 시설 자체의 노후화가 향후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서울 상수도의 핵심 과제는 단순히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정수장에서 생산된 물이 노후 관망을 거쳐 시민의 수도꼭지까지 안정적으로 도달하는 과정 전체를 관리해야 한다.

돈을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과'

서울시는 상수도 사업의 핵심 성과지표로 유수율 관리도 추진하고 있다. 유수율은 정수장에서 생산해 공급한 물 가운데 실제 요금수입으로 연결되는 물의 비율이다. 유수율이 높을수록 누수 등으로 사라지는 물이 적고, 상수도 운영의 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기에 스마트 원격검침도 확대된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스마트 원격검침을 33만 개로 확대하고, 사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건물 내부의 누수를 조기에 발견하는 '누수바로알리미'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에서는 한 음식점의 월 물 사용량이 누수 수리 이후 1,175㎥에서 140㎥로 감소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수돗물 사업이 과거처럼 관을 교체하고 시설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활용해 누수를 사전에 찾아내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이 체감해야 할 '1조1천억원의 가치'

서울시가 상수도 사업에 매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시민이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리수본부의 성적표도 예산 규모 자체로 평가할 수 없다. 얼마를 투입했는지보다 △노후 수도시설은 얼마나 줄었는지 △누수는 얼마나 감소했는지 △수질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됐는지 △단수와 급수사고 위험은 얼마나 낮아졌는지 △스마트화로 시민의 수도요금 부담과 불편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특히 수도사업은 일반적인 행정사업과 달리 시민 생활에 직접 연결되는 동시에 장기간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한번 구축한 정수장과 수도관은 수십 년간 사용해야 하고, 지금의 투자 결정이 향후 시민의 수도요금과 재정 부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1조1,000억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돈으로 서울의 상수도 시스템이 얼마나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바뀌었느냐다.

서울아리수본부가 제시해야 할 진짜 성적표도 여기에 있다. 이번 기획은 1조1,000억원의 예산을 시작으로 노후 수도관, 정수장 시설, 수질관리, 수도요금과 원가 구조를 차례로 들여다본다.

시민에게 필요한 것은 '아리수가 안전하다'는 선언이 아니라, 그 안전을 위해 투입한 1조원 이상의 예산이 실제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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