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란과 다르다" 미사일 쏜 북한, 수중 핵전력까지 과시하나

탁병훈 기자

segyenews7@gmail.com | 2026-04-19 13:10:12

- 북한, 신포 일대서 탄도미사일 수발 발사…SLBM 연속발사 검증 가능성
- 중동전쟁·미중 변수 속 핵·상용무기 병진 가속, '국익 외교' 외교전선도 확대
북한이 11일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핵전력 운용 플랫폼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뉴스 = 탁병훈 기자] 북한이 11일 만에 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핵전력 운용 플랫폼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이 중동전쟁에 발이 묶인 상황을 활용해 다양한 핵전력을 과시하며 “우리는 이란과 다르다”는 대미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9일 오전 6시 1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비행 거리는 약 140km로 파악됐다. 발사 원점이 ‘김군옥영웅함’과 ‘8.24영웅함’ 등 전략잠수함이 포착돼온 신포조선소 인근이라는 점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합참은 탄도미사일의 제원과 정확한 사거리, 발사 방식 등을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전날 공개한 위성사진 분석에서 지난 15일 촬영된 신포조선소 이미지에 ‘8.24영웅함’이 드라이독으로 이동해 수리 또는 개조 작업을 진행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8.24영웅함은 북한이 SLBM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한 전략잠수함으로, 최근 움직임은 SLBM 시험발사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 해석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거리 140km만 놓고 보면 SLBM 시험발사로 단정하기 어렵다”면서도 “포착 지점이 신포 일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SLBM의 연속발사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실제 발사가 수중에서 이뤄졌는지, 지상 발사대를 활용했는지에 따라 군사적 의미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사가 수중에서 이뤄진 SLBM 시험으로 확인될 경우, 북한은 최근 한 달여 사이 지상, 해상에 이어 수중에 이르는 3축 핵전력 플랫폼을 연속적으로 과시한 셈이 된다. 북한은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새로운 국방발전계획’ 아래 상용무기 갱신과 수상·수중 전력의 핵무장화를 공식화한 뒤 단거리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최현호함 기반 전략순항미사일, 600mm 초정밀 다연장방사포,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시험 등 다양한 전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이란 관련 긴장 등 중동 현안에 집중하는 이른바 ‘안보 공백’ 국면이 북한의 핵·재래식 전력 병진 정책을 자극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정은 위원장의 최근 공개 활동도 군사 분야에 집중되면서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군사행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5월 중국 방문이 예상되는 시점과 맞물려 향후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비한 ‘몸값 올리기’ 성격도 갖는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협상’으로 협상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간접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핵전력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미국과 대등한 군축 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지렛대를 축적하고 있다는 의미다.

군사적 행보와 병행해 북한은 외교 전선에서도 움직임을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지에 잇따라 신임 공관장을 파견하며 9차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에서 제시된 ‘국익 외교’ 기조를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북한 외무성에 따르면 18일 나이지리아 주재 신임 대사에 조영삼이 임명됐다. 나이지리아 북한 대사는 가나, 토고 등 인근 국가까지 겸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7일에는 브라질 주재 신임 대사로 외무성 아프리카·아랍·라틴아메리카국장을 지낸 송세일이 임명됐고, 벨라루스에는 대외경제성 부상 출신 지경수가 새 대사로 부임했다.

외교 일선에 신임 대사를 연이어 투입하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국 중심 동맹 체제가 흔들리는 틈을 타 외교적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9차 당대회에서 “모든 대외 활동을 철저히 국익수호의 원칙에서 전개해 나가야 한다”며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고, 반제·자주적인 나라들과의 관계를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군사·외교 투 트랙 전략을 통해 핵전력의 상시 운용 능력을 과시하면서 동시에 ‘반미 연대’와 경제·군사 협력 파트너를 넓히려는 북한의 행보가 향후 한반도 안보 지형과 미·중·러 경쟁 구도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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