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불출마 전격 선언…"이기주의 정치판에 실망"

문경훈

news@segyenews.com | 2017-02-01 22:30:51

與 "충격적이고 안타까워"…野 "바람직한 선택 존중"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 세계뉴스

[세계뉴스] 문경훈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보수진영의 유력 대선후보였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0일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진영은 비상이 걸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면서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저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저 자신에게 혹독한 질책을 하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한편,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심경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서 너그러이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고개를 숙였다.


반 전 총장은 불출마 결심에 앞서 아내와 밤새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범여권은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항할 유력 주자를 상실한 보수 진영은 반 전 총장과의 연대·연합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여권은 야권의 후보들에 맞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얻은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에 따라 보수층의 시선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쏠리고 있다. 황 권한대행이 확고한 보수 색채를 띠고 있어 보수층 지지율 흡수에 유리한데다 실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10%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또한 바른정당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반영되면서 상승하고 있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다시 링 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범여권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안타깝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김성원 대변인은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장제원 대변인은 “당황스럽고 아쉽지만 본인의 순수한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의외지만 존중한다. 민심은 정권교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바람직한 선택이다. 대한민국의 어른으로 남아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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