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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칼럼]어느 탈북민의 죽음 그리고 쌀 5만톤

김경선 기자 kskim992@naver.com | 2019-08-14 17: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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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31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의 한 임대아파트에서 싸늘한 시신 두 구가 발견된다. 탈북한 여인 한씨(46) 그리고 그녀의 아들 김군(6)이다. 먹을거라곤 냉장고에 고춧가루만 남아있다.

 

많은 탈북민을 죄다 잘 관리함에 있어 한계가 있을 거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사각지대가 어찌 없을까마는 이땅에 함께 사는 한 사람으로서 너무 가슴 아프다.

 

'북한이탈주민법'은 탈북민을 거주지보호기간(5년)내에 우리사회에 조기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있다.

 

보호기간이 종료된 탈북민은 일반국민과 마찬가지로 사회보장제도에 포함되어 취약계층인 경우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의 혜택을 받게된다고 통일부는 설명하고 있다.

 

우리정부는 쌀 5만톤을 세계식량계획(WFP)를 통해 북한에 지원하려는데 북한은 시큰둥하는 모양이다.

 

우리땅에 사는 사람들이나 정성껏 하늘처럼 모시는 공직자들이 그립다.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고 유치하기 그지없는 프랑카드를 여기저기 붙여놓는 가소롭고 지겨운 정치꾼들보다 수첩을 끼고 골목골목 누비면서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다독거리는 그러한 공직자, 정치인이 그립다.

 

수일 전 내 어머니 생신날, 여러 형제자매가 모여서 어머니께 용돈봉투를 경쟁하듯 드린다. 큰아들인 내가 수일간 타지에서 해야할 일이 있어 새벽에 떠나려는 순간, 어둠속에서 나타나신 어머니는 내 손을 꼬옥 잡고 무엇인가를 건네주신다.

 

"차조심하고 급할 때 쓰거라"하시며 5만원권 두 장을 주신다. 나는 지금 그  5만원권 두장을 지갑 속에 고이접어 깊숙히 넣어두었다. 그 돈을 볼 때마다 자꾸 눈물이 나려한다. 60대 중반인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 어머니는 그러한 존재이다.

 

6살난 아들을 부여안고 "아들아 미안하구나 이 엄마는 너무 못나서 네게 아무것도 해줄 게 없구나." 하릴없이 죽어갔을 그녀를 생각하니 가슴이 쓰리다.

 

여름 후조는 떼를지어 석양을 가르며 날아간다. 엄마, 아빠, 아이들 줄을 지어 날아간다. 내 지갑속 5만원권 지폐에 자꾸 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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