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법 택배사업장으로 전락한 '제기동-복개주차장' 천태만상

수년째 집단민원제기에도 꿈쩍 안 해…동대문구청 사업자 비호 '의혹'
임대계약 '택배사업 등 영업행위시 사용허가 취소 조항' 있으나 마나
전승원 기자 news@segyenews.com | 2015-10-03 10: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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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기동 공공 복개주차장 불법 택배영업 현장. 한 택배업체가 화물차를 대놓고 롤링머신을 타고 내려오는 물품을 싣고 있다. © 세계뉴스

 

[서울=세계뉴스] 전승원 기자 = 서울 동대문구(제기동 271-48) 한복판 공공 주차장에 불법으로 택배사업장이 차려져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 주차장 불법 택배사업장에는 100여 미터가 넘는 롤링머신이 설치되어 하루 수십톤의 택배물류 작업이 진행중이다.  

 

또한 10톤이 넘는 대형차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어 안전사고와 환경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다.

 

정릉천 복개주차장은 지난 1992년 제기동 옛 미도파백화점이 서울시소유 정릉천에 20년간 운영 후 기부체납하는 조건으로 하천을 복개해 하천부지 8320㎡(약2517평) 위에 주차장을 건설했다.

미도파는 사업비 43억을 들여 지난 1993년 7월 준공하고 20년간 무상으로 주차장을 사용했다. 지금은 동대문구청이 지난 2013년 7월 15일 기부체납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미도파백화점은 폐점됐고 지금은 예식장이 들어서 있다.

 

▲  제기동 공공 복개주차장에 택배물품들이 쌓여져 있다. © 세계뉴스

 

문제는 한솔동의보감관리단이 운영하면서 불거졌다. 택배사업을 하는 A업자가 개입하면서 업체들과 마찰을 빚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구청과 한솔동의보감관리단과 체결된 계약은 A업자가 실소유 운영자로 업체로부터 주차장 사용 임대료를 받아챙긴 정황이 드러났다. 이곳 정릉천 복개주차장 사용료는 연간 2억196만원을 납부한다.

 

주차장에는 여러 택배사와 렌트카 업체, 공항버스 등이 입점해 있다. A씨는 이러한 업체를 상대로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중계약이 의심되는 정릉천 복개주차장의 불법 택배영업은 명백한 계약위반이다. 이는 곧 전대(재임대)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동대문구가 한솔동의보감관리단과 맺은 공유재산 사용허가서 제9조 1항에 따르면 '택배사업 등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 행위를 제한' 하도록 돼 있다. 제10조(사용허가의 취소) 2항은 '택배사업 등 영업행위시 사용허가서를 취소한다'라고 명시했다. 게다가 공유재산관리법은 임대를 받은 자가 재임대(전대) 사업을 못하게 하도록 했다.

 

 

▲ 제기동 공공 복개주차장에 차량보호막시설로 준공허가를 받아 롤링머신을 설치해 놓았다. 이 롤링머신을 이용하여 택배물품의 분류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세계뉴스

 

여기에 주무부처인 주차행정과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면 발령을 받고 있어 인사이동이 잦은것도 의문이다. 이는 유덕열 구청장이 행정의 정책 기조로 '청렴'을 내걸은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동대문은 일관되게 "택배영업이 아니다. 상차 작업으로 차량을 마주 붙여 물건을 옮겨싣는 행위다"라고 단순논리를 펴왔다.

 

또한 롤링머신 설치관련, "주차구획선을 점유하지 않고 주차구획선 외부에 설치돼 있어 주차장의 기능을 저해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준공허가를 내주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세계뉴스 현장 취재결과 차량보호막시설은 롤링머신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현장이 사실과 다르게 설치된 점을 들어 준공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차량보호막시설'은 결국 롤링머신 설치와 택배 수하물 작업을 위한 눈속임의 가설물이었던 것. 최근 건축과는 "(롤링머신에 대해) 작업자들이 택배물류 영업에 필요한 무허가 편의시설물"은 불법으로 판단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8월 불법 롤링머신 시설에 대해 택배분류 작업 현장을 적발, 원상복구 시정조치명령과 함께 준공허가 전체면적 1182.3㎡(358평) 중, 무단용도 변경 692.3㎡(209평)에 이행강제금 약650만원을 부과했다. 또 주택과는 컨테이너, 천막 등 불법 무허가 시설물에 대한 자진철거 1차 권고(30일)와 2차 권고(10월 31일까지) 원상복구 명령의 행정조치를 내린 상태다.

 

 

▲  제기동 공공 복개주차장에 택배물품 분류작업에 사용되는 롤링머신 설비가 갖춰져 있다. © 세계뉴스

 

한편 지역주민의 민원제기에도 꿈 쩍 않던 주차행정과는 지난 2013년 2월 25일 주차장법 제23조 제3항 및 주차장법 제24조의 규정에 의거 '주차장 기능 미유지' 위반으로 과징금 50만원을 부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는 정릉천 복개주차장이 불법 사업장으로 변질돼 전용되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정질의가 박원순 서울시장을 상대로 벌어져 환수조치까지 거론됐었다. 

 

그런데도 불법 택배영업을 수년째 방치하고 있어 관할구청이 직무유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100여대 렌트카를 진열해놓고 있는 업체는 세차 정화시설을 갖춰놓지 않고 세차 후 폐수를 하천으로 흘려보내 또 다른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차장내에서는 천막시설물 위치가 옆으로 옮겨져 용접을 하고 있는 현장이 자주 목격됐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무허가 시설물이 적발 될 때마다 자리를 이동시켜 단속을 피하려는 꼼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 제기동, 정릉천 복개주차장에 택배화물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동대문구청은 여기에 한대의 차량을 마주하게 붙여놓고 물건을 싣고 내린다하여 '상차작업'이라고 해명했다. © 세계뉴스

 

제기동 정릉천 복개주차장은 주변 경동미주아파트 등 지역주민들이 "새벽에 대형버스와 화물을 싣은 대형트럭이 수시로 드나들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생활환경을 겪고 있다"며 호소하는 민원을 수년째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날에 택배영업이 아니다. 상차 작업이다. 단순 말싸움으로 시간을 낭비했다면 지금은 롤링머신이 설치된 용도를 택배영업을 위한 편의시설로 규정하고, 주차장 기능을 벗어난 불법 시설물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와 원상복구가 내려지는 등 행정조치가 명확해져 그나마 개선점이다.

 

한편 주차행정과는 택배영업이 사용허가조건 위반임을 적발하고도 "택배영업이 아니다"며 업자를 비호하는 듯 수년째 법률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이에 대해 동대문구청장은 "불법이면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구정질의 원론적 답변형식에 불과하다는 인식에 그치고 있다.

 

 

▲ 제기동 공공 복개주차장에 택배물품을 분류하는 롤링머신을 설치하여 불법 택배영업을 하고 있다. © 세계뉴스

 

한 지역주민은 "필시 불법에 무감각한 이유가 있을것이다"라며 "구청과 업자 간 뒷거래 선이 닿아 있다는 소문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 공무원은 "(A씨가) 택배사업이 잘 안 돼 적자를 보고 있다"는 궤변을 늘어놓아 천태만상의 민낯이 그대로 들어났다.

 

다른 한 공무원은 구청장 지시와 관련, "(간부들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내용이라며) 재계약을 체결하고 불법 엄단은 판단착오 가능성이 크다""당시 국장이 책임지더라도 퇴직한 분인데 정치적 판단을 해줘야지 직원들에게 떠넘기는 식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릉천 복개주차장이 순기능의 효율성 문제와 공공성 검토를 여러 생각을 정리해 볼 수는 있겠지만 행정관청이 나서서 불법을 방조하는 듯 한 인상은 꺼림칙하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한편 다른 부서에서 강력 조치들이 잇따라 나온 가운데 지난 2013년 '주차장 기능 미유지'로 과징금을 부과한 이력이 있는 주무부처인 주차행정과가 불법 택배영업에 대해 어떤 해석을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동대문구는 문제의 정릉천 복개주차장 부지에 대해 한솔동의보감관리단과 2014120일부터 2022119(8) 까지 2차 사용허가를 재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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